괴수 영화의 한 장면이 이러할까. 그물무늬비단뱀이 거대한 킹코브라와 사투를 벌이다가 함께 죽어버린 충격적인 광경이 인터넷상에 공유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미국 과학전문 라이브사이언스는 지난 1일(현지시간) 사진공유 사이트 이미저에 공유된 위와 같은 사진 한 장을 소개했다.
사진이 촬영된 장소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킹코브라와 그물무늬비단뱀의 서식지가 겹치고 사진에 찍힌 페트병 등 쓰레기가 버려져 있는 모래땅 등의 단서에서 동남아시아의 한 곳으로 추정된다.
킹코브라는 가장 큰 개체의 몸길이가 5m를 넘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독사로 유명하다. 날카로운 독니로 사냥감을 물어 맹독을 주입해 서서히 죽인 뒤 집어삼키는 데 주로 다른 뱀을 포식한다. 반면 그물무늬비단뱀은 몸길이가 7m 이상으로 9m가 넘는 개체가 있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세계에서 가장 큰 뱀으로 잘 알려졌다. 이들은 거대한 몸통으로 파충류나 소형 포유류의 목을 졸라 죽인 뒤 통째로 집어삼킨다.
사진 속 두 뱀은 모두 대형 개체로 목이 졸리고 섬세한 비늘이 있는 뱀이 킹코브라, 목을 물리고 그물 모양의 비늘이 있는 뱀이 그물무늬비단뱀이다.
이에 대해 미국 자연사박물관의 프랭크 버브링크 박사는 “킹코브라는 그물무늬비단뱀의 크기에 버금갈 만큼 커다란데 사진에서 왼쪽 위로 보이는 몸통 표면에 흰색 반점 라인이 사라진 모습에서 다 자란 개체임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뱀 전문가로 유명한 미국 네브래스카대학 링컨캠퍼스의 섑 모하마디 박사후연구원은 “두 뱀의 싸움이 어떻게 시작됐는지 사진 한 장만으로는 단언할 수 없지만 다른 뱀을 잡아먹는 습성이 있는 킹코브라가 그물무늬비단뱀을 습격해서 싸움이 시작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킹코브라가 싸움을 걸어 그물무늬비단뱀이 응전했다는 것이다.
또한 “킹코브라는 그물무늬비단뱀의 목을 깨무는 데 성공했지만 독을 주입해 마비시키기 전에 그물무늬비단뱀에 몸을 휘감겨 질식사한 모양”이라면서 “그물무늬비단뱀 역시 적을 죽이는 데 성공했지만 결국 몸에 들어간 맹독 탓에 목숨을 잃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이미저(
https://imgur.com/gallery/567Rn#hiB4HyH)
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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