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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과학] 익룡이 날던 1억 년 전 ‘아기 새’ 화석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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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난티오르니테스(Enantiornithes) 새끼의 복원도


중생대를 대표하는 생물은 역시 공룡이다. 하지만 이 시기에는 수각류 공룡에서 진화한 새의 조상 역시 존재했다. 백악기 초에는 이미 어느 정도 새의 모습을 갖춘 초기 조류들이 등장했는데, 아직 이들의 생활사에 대해서는 모르는 부분이 많다. 공룡보다 작고 뼈가 약한 새의 화석이 상대적으로 보존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보존 상태가 좋은 화석들이 발견되면서 이 부분의 연구가 빠르게 진전되고 있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 연구팀은 1억2,700만 년 전 지층에서 에난티오르니테스(Enantiornithes)라는 원시적인 조류의 화석을 발견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이 화석이 성체의 것이 아니라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새끼의 화석이라는 점이다. 전체 길이가 5cm가 채 되지 않는 작은 개체지만, 전체가 화석화된 데다 세부 구조를 알 수 있을 만큼 보존상태가 좋았다. 크기가 작을 뿐 아니라 아직 연골로 된 부분이 많다는 점을 생각하면 놀라운 일이다.

어떤 생물의 성장 과정과 생활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실 성체의 화석뿐 아니라 알, 새끼의 화석 역시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생대 조류의 온전한 새끼 화석은 드물었다. 연구팀은 이 귀중한 화석을 세밀하게 분석하기 위해 강력한 싱크로트론 방사선 장치를 이용해서 밀리미터 이하 단위로 분석했다.


그 결과 중생대 아기 새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스스로 하늘을 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복원도에서처럼 날개는 작았으며 아직 근육이나 뼈가 다 자라지 않아 비행은 불가능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작고 약한 외형을 생각하면 아마도 현생 조류처럼 어미의 보살핌을 받았을 것 같지만, 연구팀은 현생 조류 가운데서도 날지 못하지만 새끼 때부터 독립한 종들이 있어 단정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고대 아기 새를 분석한 결과 우리가 현생 조류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특징이 이미 이 시기에 진화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록 하늘에는 새보다 더 큰 익룡이 날아다니던 시절이지만, 새의 조상 역시 꾸준한 진화를 이룩해 다음 시기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어린 나이에 한 번 날지도 못하고 죽어서 화석이 된 점은 안타깝지만, 대신 이 아기 새는 영겁의 세월을 뛰어넘어 우리에게 많은 사실을 알려준 셈이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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