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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남미] 베네수엘라, 살인적 물가 잡기위해 ‘軍 투입’ 왜?

작성 2018.06.22 09:11 ㅣ 수정 2018.06.22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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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적인 인플레이션에 시달리고 있는 베네수엘라에서 황당한 물가대책이 나와 쓴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21일(이하 현지시간) 인포바에 등 중남미 언론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재래시장에 군을 투입하라고 명령했다. 정부를 흔들기 위해 물가앙등을 부추기는 반정부 세력이 시장의 생활물가를 올리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마두로 대통령에게선 "(불순 세력과)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다"는 말까지 나왔다. 명령은 신속히 집행됐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코체시장에선 20일 소총을 어깨에 둘러맨 군인들이 순찰을 돌았다. 가격을 올리는 세력을 잡아내는 게 재래시장에 배치된 군의 임무다.

마치 계엄령이 발동된 듯 살벌한 분위기에 시장은 바짝 몸을 사렸다. 중남미 언론은 "군이 배치되자 괜히 공포심을 느낀 일부 상인들은 아예 개점을 포기했다"고 보도했다. 그래도 마두로 대통령은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이날 저녁 카라카스에서 열린 한 집회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군의 시장 점거가 매우 성공적이었다"면서 "마피아, 도매상, 자본가 등이 이미 감옥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시장에 대한 군사적 압박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 산업생산부장관 타렉 엘아이사미는 "전국 각지의 97개 주요 시장을 군이 잠정적으로 접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군 투입으론 인플레이션을 잡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국내총생산의 20%에 달하는 재정적자를 충당하기 위해 돈을 마구 찍어낸 게 인플레이션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면서 "군을 풀어 물가를 잡겠다는 발상은 난센스"라고 꼬집었다. 국민도 심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한 주민은 "더 이상 정부가 국민을 농락하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배고픈 사랑은 오래가지 않는다는 말처럼 결국 이 정부는 국민들로부터 버림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베네수엘라의 물가상승률은 1만380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인포바에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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