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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우주] 소행성의 속살을 파헤칠 헤라 탐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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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디모스의 위성 디디문을 조사하는 헤라 탐사선. 출처=유럽 우주국


2020년대 인류는 소행성의 공전 궤도를 변경시키는 역사적 프로젝트를 진행할 계획이다. 미국 나사와 유럽 우주국의 공동 프로젝트로 지구 궤도에서 가까운 위치에 있는 소행성 디디모스(Didymos)와 그 위성 디디문(Didymoon)을 탐사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디디모스는 지름 780m의 소행성으로 대략 2년 주기로 태양 주변을 공전한다.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는 지구 공전 궤도에 상당히 근접해 지구에서 탐사선을 보내기 좋은 소행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더 흥미로운 사실은 지름 170m의 위성인 디디문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나사의 DART (Double Asteroid Redirection Test)의 목표가 바로 이 디디문이다. 디디문에 작은 충돌체를 발사해 궤도를 약간 변경하는 것이 목표다. 디디문은 디디모스의 중력에 묶여 있어 만약의 경우에도 안전할 뿐 아니라 크기가 작아 궤도 수정이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DART 하나만으로는 작은 충돌체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판단이 어렵다.

유럽 우주국은 2022년 충돌 예정인 DART에 이어 2026년 디디문에 헤라(Hera) 탐사선을 보내 이 위성을 집중적으로 관측할 계획이다. 헤라는 디디문에 생길 충돌 크레이터는 물론 위성 전체를 다양한 관측 장치로 조사하게 된다. 여기에는 가시광 및 적외선 카메라와 레이저 측정기 등이 포함되며 그 해상도는 최고 10cm로 매우 세밀한 관측이 가능하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전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소행성의 내부 구조와 그 기원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렇게 수집한 정보는 순수 과학적 연구는 물론이고 지구를 위험한 소행성에서 지키는 데 활용된다. 작은 물체를 소행성에 충돌시켜 궤도를 원하는 방향으로 수정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소행성이 얼마나 큰 충격에 견딜 수 있는지 정보가 필요하다.

궤도를 약간만 수정해도 지구에 충돌 위험성이 있는 소행성을 비켜 가게 할 수 있지만, 실수로 충돌체가 관통하거나 혹은 소행성을 파괴해 어디로 튈지 모르는 파편을 만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모든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10년 후 인류는 이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물론 인류의 목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소행성의 구조를 파악하고 그 궤도를 의도대로 수정할 수 있게 되면 그다음에는 지구 주변의 소행성을 인간의 의도에 맞춰 개발하는 일도 가능해질 것이다. 아직은 미래의 일이지만, 언젠가 이 소행성이 지구를 위협하는 존재가 아니라 인류에게 필요한 물질을 공급하는 귀중한 자원이 될지도 모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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