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보다

[지구를 보다] ‘우주의 찻주전자’를 본 적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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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골짜기’ 주전자 삼거리 이정표에 걸린 찻주전자들과 하늘에 걸린 우주 찻주전자(출처=Kerry-Ann Lecky Hepburn)


지구촌 하늘 88개 별자리 중 우리은하의 중심에서 가장 따끈한 아랫목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바로 궁수자리다. 궁수자리는 물론 활을 쏘는 궁수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이지만, 사실 찻주전자를 더 잘 연상시키는 모습으로 흔히 ‘우주의 찻주전자’로 불린다.

지난 20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에서 운영하는 ‘오늘의 천문사진'(APOD) 사이트에 이색적인 사진 하나가 올라와 우주 마니아들의 눈길을 끌었다. ‘우주의 찻주전자’가 보이는 우리은하 아래 황야에 서 있는 이정표에 걸린 수많은 찻주전자를 한 프레임으로 잡은 사진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죽음의 골짜기'(Death Valley)의 주전자 교차로(Teakettle Junction)에서 레이스트랙 플레야로 가는 길의 나무 이정표를 촬영한 이 사진은 초현실주의 그림 같은 분위기를 띠고 있는데, 하늘에 떠 있는 은하수는 마치 이들 찻주전자에서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김처럼 보이기도 한다.

백년 전 220km에 이르는 이 죽음의 골짜기 길을 가던 한 나그네가 무슨 마음에선지 이정표 위에 찻주전자 하나를 걸어놓고 갔는데, 그 뒤 이 길을 가던 나그네들이 이심전심으로 찻주전자를 같이 걸어놓기 시작해 이처럼 주전자 삼거리가 되었다고 한다.

은하수 한가운데 밝게 빛나는 천체는 요즘 잘 보이는 토성이고, 왼쪽에서 붉게 빛나는 것은 15년 만에 지구에 가장 가까운 대접근을 앞둔 화성이다. ​수십 년 래의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이번 여름, 어느 시원하고 한적한 시골을 찾아 오렌지색으로 빛나는 화성과 은하수 속의 우주 찻주전자를 한번 찾아보는 건 어떨까?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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