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으면 서로 으르렁거리는 개와 고양이의 모습은 전래동화에만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해외 연구진은 개와 고양이가 한 공간에 지낼 경우 사이가 매우 좋지 않을 수 있으며, 고양이가 개를 공격하는 사례가 주를 이룬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영국 잉글랜드 링컨대학 연구진은 영국과 미국, 호주, 캐나다, 유럽 등지에서 개와 고양이를 같이 키우는 가정 748곳을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함께 키우는 고양이가 개를 적대시한다고 대답한 주인은 56.5%인 것에 반해, 개가 고양이를 적대시 한다고 답한 주인은 18%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고양이가 개를 공격해 다치게 하는 사례는 그 반대의 10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에 참여한 반려동물의 주인들 중 일부는 자신의 개와 고양이가 평화롭게 공존한다고 답했지만, 관계가 매우 좋다고 말하는 주인들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이 개와 고양이의 상반된 성격 및 오래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사육환경의 차이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개의 경우 오래 전부터 인간에 의해 길들여져 왔으며, 훈련을 통해 행동을 컨트롤 하는 것이 고양이에 비해 수월한 동물이다. 반면 고양이는 개에 비해 덜 길들여지는 습성이 있으며, 이 때문에 개 혹은 다른 반려동물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는 것.
연구진은 “고양이가 어린 시절부터 개와 함께 지내게 하면 평화로운 관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만약 함께 키우는 고양이와 개의 관계가 좋지 않다면, 식사 장소 등 두 동물이 생활하는 공간을 분리시키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는 집단생활에 익숙한 동물인 반면 고양이는 혼자 생활하는 것이 익숙한 동물”이라면서 “함께 키우는 개와 고양이의 관계를 원만하게 만드는 것은 동물 복지 및 유기 방지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덧붙였다.
자세한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수의학 행동저널’(The Journal of Veterinary Behavior)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123rf.com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