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황금이라고도 불리는 석유가 어느날 갑자기 뒤뜰에서 펑펑 나온다면 기분이 어떨까. 멕시코의 한 학교에서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타파울리파스주의 알타미라라는 곳에 있는 킨테로 기술학교에서 석유가 발견된 건 25일 오전(현지시간). 방학이지만 정상 출근한 교사와 직원들이 첫 목격자다.
한 교사는 "출근을 하고 보니 학교 정원에 검은 액체가 흐르고 있었다"며 "처음엔 정체를 알 수 없었지만 뒤늦게 석유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정원에서 석유가 나와? 학교에 유전이 있었던 거야?" 이런 수근거림이 일기 시작한 가운데 누군가 "이거 위험하잖아"라고 소리쳤다.
그제야 학교는 소방대와 경찰을 불렀다.
"학교 정원에서 석유가 나오고 있어요"라는 신고가 접수됐다는 말을 듣고 멕시코 국영석유회사(Pemex)에서도 조사단을 급파했다.
전문가가 확인한 결과 정원에서 뿜어나오는 액체는 석유가 맞았다. 하지만 정원에 석유가 매장돼 있는 건 아니라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국영석유회사에 따르면 문제의 학교 주변엔 송유관이 깔려 있다.
확인되지 않은 이유로 송유관에 구멍이 뚫리면서 석유가 분출된 것 같다는 게 현장을 둘러본 조사단의 설명이다. 하지만 석유가 새어나왔다면 밑으로 빠져나가지 않고 위로 솟구쳤을 리 없다는 반론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교사는 "송유관이 이미 폐쇄된 지 오래됐다는 말을 한 조사단원으로부터 들었다"며 "설명에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일부 현지 언론은 "석유의 분출은 매우 이상한 현상"이라면서 "당국이 보다 정확한 조사를 벌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프로세소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