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데스밸리는 ‘죽음의 계곡’이라는 이름처럼 사람이 살만한 곳이 아닌 듯싶다.
미국 CNN방송은 2일(현지시간)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의 발표를 인용해 캘리포니아주(州)에 있는 데스밸리 국립공원의 7월 평균기온이 화씨 108.1도(섭씨 약 42.27도)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번 기록은 아직 잠정적이지만 인정되면 월평균 기온으로는 세계 최고가 된다.
데스밸리는 월평균 기온만 높은 곳이 아니다. 지난달 일일 최고 기온은 화씨 127도(섭씨 약 52.7도)를 기록, 이는 무려 나흘 동안 계속됐다. 또 최저 기온이 화씨 100도(섭씨 약 37.7도) 이하로 떨어지지 않는 열대야가 열흘 동안 이어지기도 했다.
기존 월평균 기온 기록 역시 데스밸리가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평균 기온은 화씨 107.4도(섭씨 약 41.8도)였다.
역대 최고 기온 기록도 데스밸리가 갖고 있다. 1913년 데스밸리에 있는 퍼나스 크리크는 화씨 134도(섭씨 약 56.7도)까지 치솟았다.
물론 지구상에서 사람이 살지 않거나 기온 측정이 이뤄지지 않은 장소에서는 기온이 훨씬 더 높을 수도 있다고 미국의 기후과학자인 알래스카대 페어뱅크스캠퍼스의 브라이언 브렛슈나이더 박사는 지적한다.
데스밸리에서는 지난 7월 중순 도보 여행자 한 명이 폭염 탓에 사망했다. 또한 프랑스인 관광객 2명이 탈수 증세를 일으켜 구조되기도 했다.
폭염 피해는 공원 내 서식하는 야생동물들에게도 미쳤다.
공원 담당자 조시 호인스는 “외견상 외상 흔적이 전혀 없는 동물 사체가 12구 정도 발견됐다”면서 “이는 기록적인 폭염 탓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관리당국은 현재 데스밸리 방문객들에게 사람이나 차량이 많은 장소에서 벗어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만일 차량이 고장나면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데 대부분 지역에서 휴대전화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당국은 사전에 물을 충분히 마시고 에어컨이 없는 야외 활동은 자제하라고 당부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위), maridav / 123RF 스톡 콘텐츠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