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크 혜성’이 나타나 지구촌 별지기들을 흥분에 빠뜨리고 있다고 우주 전문 사이트 스페이스닷컴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혜성을 관측하는 별지기들에 의해 ‘인크레더블 헐크’라는 별명을 얻은 이 거대한 초록색 혜성은 한국시간으로 8월 8일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해 쌍안경으로도 관측할 수 있다. 근년 들어 이처럼 혜성이 태양계 내부로 들어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혜성의 녹색 빛깔은 시안화물과 탄소 분자가 태양 에너지에 의해 전자와 양성자가 분리되는 이온화 현상을 일으킴으로써 나타나는 것이다.
'C / 2017 S3'이라는 단조로운 정식 이름을 가진 ‘헐크 혜성’은 하와이 할레아칼라에 있는 판스타(PanSTARRS) 망원경에 의해 2017년 12월 23일에 발견되었다.
태양계 하늘을 나는 이 녹색의 우주 암석은 이미 지구촌 별지기들에게 몇 가지 놀라운 이벤트를 선보였는데, 강력한 폭발을 연거푸 두 차례 시연해주었던 것이다. 첫 폭발은 6월 30일에 있었고, 두번째 폭발은 약 2주 후에 일어났다. 폭발하는 순간 혜성은 마치 ‘플래시’처럼 보였다.
이러한 폭발은 혜성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으로, 그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몇 가지 가설 중 하나는 명왕성 너머의 동토 지대인 혜성의 고향을 떠나 태양 쪽으로 접근함에 따라 혜성의 내부에서 온도와 압력이 점차 높아져 가스가 폭발하는 것이라는 설이 있으며, 또는 혜성 표면의 가파른 경사면에서 일어나는 산사태라는 설도 있다.
어쨌든 헐크 혜성이 일으킨 두번째 폭발은 엄청난 규모로서, 폭발이 만들어낸 가스 구름의 크기는 지름 14만km인 목성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었다. 아마추어 천문학자 마이클 재거에 따르면, 그 가스 구름은 약 26만km까지 퍼져나갔다.
몇몇 뉴스 보도는 초록색 ’헐크 혜성‘이 지구에 종말론적인 대변동을 일으킬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지만, 그 정도로 대단한 혜성은 아니며, 지구에 아무런 위해도 끼치지 않고 얌전하게 지나갈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예측한다. ’헐크 혜성‘이 지구에 가장 가까이 접근하는 거리는 약 1억 2000만 km로, 이는 지구-태양간 거리 1억 5000만km에 조금 못 미치는 것이다.
혜성을 발견하려면 새벽이 오기 몇 시간 전에 쌍안경을 들고 서쪽 하늘의 게자리 영역을 훑어보면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태양 쪽으로 향하고 있는 혜성은 8월 17일에 태양 주위를 돌고 난 후 태양계의 먼 가장자리로 돌아갈 것이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