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낭만적인 ‘미스터리 서클’이 출현해 화제가 되고 있다. 미스터리 서클은 곡물이 일정한 방향으로 눕혀 있어 하늘에서 보면 어떤 무늬가 되는 것으로, 크롭 서클로도 불린다.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은 24일(현지시간) 최근 영국 체셔주(州)의 한 옥수수밭에 출현한 미스터리 서클에 얽힌 사연을 소개했다.
‘애니샤, 나와 결혼해줄래?'(Anisha, marry me?)라고 씌여있는 이 미스터리 서클은 문자 그대로 어떤 한 남성이 자기 여자친구에게 프러포즈한 것이다.
이를 만든 이는 영국의 인터넷 사업가 바룬 바놋(28)이다. 올해 영국 IT 기술 분야에서 활약한 아시아인 100인 안에 선정되기도 한 바놋은 지난 3일 자기 생일을 맞아 4년 동안 사귄 회계사 여자친구 애니샤 세스(28)에게 프러포즈하기로 결심했다.
바놋은 원래 생일에 맨체스터에 있는 스파숍에 가자고 세스와 약속했었지만, 프러포즈하기 위해 계획을 바꿨다. 그는 우연히 헬리콥터 체험 쿠폰이 생겼다면서 세스에게 헬기를 타러가자고 제안했다. 평소 공상과학(SF)과 우주 관련 분야라면 모든 것을 좋아한다는 세스는 헬기장 근처에 천문대가 있어 남자친구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
체셔주(州)에 있는 헬기장에 도착한 두 사람은 들뜬 마음(?)으로 헬기에 올랐다. 바놋은 이륙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자연스럽게 두 사람이 함께 한 시간에 대해 말했다. 그리고 계획대로 여자친구에게 창밖을 내려다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창밖을 보던 세스는 옥수수밭에 자기 이름과 함께 청혼하는 메시지가 담긴 미스터리 서클을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헬기를 타러가자는 남친의 말에 어느 정도 프러포즈를 예상했지만, 이렇게까지 준비를 했으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어 바놋이 품속에서 반지를 꺼내 세스에게 청혼했고 그녀는 즉시 “좋아”라고 답하며 청혼을 받아들였다. 이후 두 사람은 미스터리 서클이 있는 밭에 들려 도시락을 먹으며 소풍을 즐겼다.
바놋은 이번 프러포즈를 위해 남동생, 그리고 여동생과 함께 전화번호부를 뒤지며 미스터리 서클을 만들기 위해 수확을 늦춰줄 농장주를 찾았다. 그리고 거의 3개월 만에 가까스로 유일하게 그의 제안을 받아들인 농장 측이 이번 프러포즈를 도와줬던 것이다.
한편 두 사람은 아직 결혼식 날짜는 잡지 않았지만, 내년 안에 결혼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바룬 바놋, 애니샤 세스/페이스북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