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과 닮은 외모 때문에 17년을 교도소에서 보내야했던 무고한 남성이 정부를 상대로 보상금을 요구하고 나섰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미국 캔자스 주 캔자스시티 출신의 남성 리차드 존스(42)에게 끔찍한 사건이 발생한 건 지난 199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형마트 밖에서 한 여성 쇼핑객이 휴대전화를 도난당했고,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은 용의자를 ‘긴 머리를 뒤로 묶은 밝은 피부색의 히스패닉 계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이라고 묘사했다.
존스는 범행이 일어난 그 시간에 여자 친구 집에 있었음에도 목격자와 피해자가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면서 가중처벌법위반인 강도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특히 그는 유죄 전과가 있었기에 무려 19년 징역형에 처해졌다.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동안 그는 여러 차례 자신의 무죄를 호소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았던 존스에게 실낱같은 희망이 찾아왔다. 우연히 동료 재소자들에게 ‘릭 아모스’라는 남성과 자신이 너무나 닮았다는 사실을 듣게 됐고, 그는 미 인권단체 ‘이노센스 프로젝트’(The Innocence Project)에 도움을 청했다.
억울하게 유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을 과학적 증거로 구제하는 해당 단체는 그를 도와 릭 아모스를 추적했고, 그가 사건이 발생한 마트 근처에서 살고 있던 진범임을 밝혀냈다. 그리고 지난해 재판에서 판사가 존스의 유죄판결을 무효로 선고하면서 그는 석방됐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범죄사건의 공소시효가 지났기에 진범은 기소되지 않았다. 대신 존스는 현재 캔자스 주에 자신의 결백을 공개적으로 발표하고, 110만 달러(약 12억 3000만원)를 지불하라는 청원을 제기한 상태다.
그는 “부당하게 투옥되어 있는 동안 딸들이 훌쩍 자라 19살, 24살이 됐다. 나는 그 과정을 지켜보지 못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재정적으로 보상을 받아 새롭게 출발하고 싶다. 되돌릴 수 없는 너무 많은 시간을 교도소에서 허비했고,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잃었다”며 보상금의 금액이 절대 많지 않음을 주장했다.
사진=데일리메일, 메트로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