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내에서 엄격한 이슬람법을 따르는 한 지방 정부가 남녀가 함께 식사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5일(현지시간) 필리핀 일간 인콰이어러에 따르면, 이슬람 율법에 따라 운영되고 있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북부 아체 특별자치주는 공공장소에서 미혼 남녀가 한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것을 제지하겠다고 발표했다.
앞으로 아체주 비르엔 지역 여성들은 식당과 카페 방문 시, 남편이나 가까운 남자 친척을 동반하지 않는 한 다른 남성들과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를 할 수 없다. 점심시간에 직장 동료들과 동석하는 식사자리도 금지된다. 게다가 혼자거나 가족이 없는 여성들은 저녁 9시 이후 식당과 카페에서 음식을 제공받을 수 없다.
비르엔 지역의 자치단체장은 이와 같은 내용이 담긴 행정명령에 서명했으며, 당국은 이를 위반하더라도 처벌을 내리지 않겠지만 규제를 시행하는 것은 식당 측에 달려있다고 전했다.
현지 이슬람 법 자치단체 대표 주플리완은 “시행 목적은 여성의 존엄성을 보호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여성들은 더 예의바른 행동을 하고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이슬람법을 위반하는 어떠한 일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아체주는 이슬람 인구 밀도가 가장 놓은 지역으로, 과거 여성에 대한 도덕적 제한을 가해왔다는 점에서 맹비난을 받아왔다. 3년 전 아체의 주도인 반다아체에서는 밤 11시 이후 동행자 없는 여성이 카페와 체육관 같은 오락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게 했으며, 5년 전 록스마웨시는 여성에게 두 다리를 벌리지 말고 한쪽으로 모아서 오토바이를 타도록 명하기도 했다.
사진=AFP
안정은 기자 netiner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