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탐사선 카시니호가 죽기 직전 '유작'으로 남긴 타이탄의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 항공우주국(NASA)은 지난해 9월 11일 카시니호가 촬영한 토성 위성 타이탄의 북반구 모습을 사진으로 공개했다.
컴컴한 흑백의 모습으로만 보이는 이 사진에는 ‘크라켄 바다’(Kraken Mare)와 ‘리지아 바다’(Ligeia Mare) 그리고 북극 바로 아래 위치한 ‘풍가의 바다’(Punga Mare)가 선명히 포착돼 있다. 이중 타이탄에서 가장 큰 크라켄 바다는 깊이 300m 이상으로 1200㎞에 걸쳐 뻗어있다. ’신비의 위성’으로도 불리는 타이탄은 표면에 바다를 가진 특별한 천체다. 다만 타이탄의 바다는 지구처럼 물이 아닌 메탄과 에탄으로 이루어진 것이 특징.
이 사진을 촬영할 당시 탐사선과 타이탄의 거리는 14만㎞로, 불과 나흘 후인 15일 카시니호는 20년에 걸친 탐사를 마치고 토성 대기권에서 산화했다. 특히 카시니호는 불타는 마지막 순간까지 햇빛이 닿지 않는 토성의 어두운 면 사진과 함께 토성 대기 데이터를 지구로 전송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편 지름 5150㎞, 표면온도 - 170℃로 매우 낮은 타이탄은 묘하게 지구와 닮은 듯 닮지 않은 위성이다. 먼저 타이탄은 지구와 마찬가지로 구름이 있으며 비가 내리고 호수와 광대한 사구가 존재한다. 물론 이는 지구와는 성분이 다르다. 타이탄의 대기는 메탄 구름을 가진 질소가 대부분이며 역동적인 기후 시스템을 가진 것으로도 보인다.
이같은 이유로 타이탄은 목성 위성 유로파와 더불어 태양계 내에서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꼽혀왔으며 NASA의 차기 탐사 대상으로 올라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