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더미 위에 노트를 펼쳐놓고 공부하는 11살 난민소녀의 모습이 카메라에 포착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시리아 국적의 할리메 쿠마(11)는 내전을 피해 가족들과 함께 1년 전 터키로 이주한 난민 소녀다.
사진이 포착된 곳은 이스탄불에 위치한 아르나붓쿄이(Arnavutkoy)로, 쿠마는 이곳에서 가족의 생계를 위해 쓰레기를 주위 내다 파는 힘겨운 삶을 살고 있다.
쿠마는 제대로 된 책상이나 책도 찾기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배움의 뜻을 잃지 않았고, 쓰레기를 모아놓은 커다란 자루 위에 올라 앉아 노트를 펼쳐놓고 공부를 해 왔다. 쿠마가 사용하는 노트 역시 쓰레기 더미에서 찾은 것이었다.
이 모습은 우연한 기회에 현지 언론을 통해 알려졌고, 쿠마의 열정과 안타까운 사정을 접한 터키 교육부 당국이 나서 이 소녀에게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쿠마는 터키에서 난민 서류가 제대로 통과되지 않아 학교에 입학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교육부가 나선 덕분에 지난 26일부터 학교에서 정식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사진 한 장으로 새로운 삶을 살게 된 쿠마는 “학교에 가면 책을 많이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쿠마의 아버지는 현지 언론을 통해 “쿠마와 쿠마의 동생들을 학교에 보내고 싶었는데, 제약이 많이 그렇게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아이는 이제 학교에서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게 됐다”면서 “쿠마의 동생들도 정식 교육을 받을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