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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남미] 고등학생 제자의 아기 안고 수업하는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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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 제자의 아기를 안고 수업하는 아르헨티나의 한 교사
자상한 아빠처럼 아기를 품에 안고 수업을 하는 고등학교 교사의 사진이 SNS에 올라 화제다.

주인공은 아르헨티나 지방 로사리오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에르네스토 파스(47).

기술고등학교 교사인 그는 최근 여학생의 딸을 안고 수업을 했다. 맡길 곳이 없어 아기를 데리고 등교한 엄마 학생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였다.

사진을 올린 학생은 "1시간 동안 아기를 안고 수업을 하면서도 선생님이 전혀 힘든 내색을 하지 않았다"면서 "가끔 아기를 웃게도 하는 등 친아버지 같이 자상한 모습이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에 따르면 파스 교사의 이런 자상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졸업식 때도 한 행사 내내 한 여학생의 딸을 안고 있었다. 파스 교사는 졸업기념으로 학생들이 단체로 맞춰 입은 옷이 사진에 잘 나와야 한다며 아기를 안고 졸업식에 참석한 여학생의 아기를 봐줬다.

이런 자상함 덕분에 학교에선 파스 교사를 아빠처럼 따르는 학생이 많다.

학생들은 "부모님보다도 우리의 고민을 더 이해해줄 수 있는 분, 어떤 부탁이라도 거절하지 않을 것 같은 선생님으로 학교에서 최고로 인기가 높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파스 교사는 학생 신분으로 엄마나 아빠가 되는 학생들을 보면 내심 마음이 아프다.

그는 "한창 공부를 할 나이에 아기를 갖는 학생들을 보면 안타깝다"면서 "그들이 학업을 포기하지 않도록 응원하고 돕는 게 교사의 역할이라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에서 10대의 임신과 출산은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가톨릭대학이 최근 낸 보고서에 따르면 18~29세 아르헨티나 청년 중 16.2%는 만 19살이 되기 전에 부모가 되고 있다.

남녀 비율을 보면 10대에 아기를 갖는 건 주로 여성 쪽이다. 19세 전 아기를 갖는 여성은 남성보다 25% 더 많았다.

익명을 원한 한 여교사는 "여학생들이 아기를 데리고 등교하는 건 이제 흔한 일이 됐다"면서 "아기를 돌봐주는 곳이 없어 교사들이 아기를 봐주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크로니카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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