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 일간 뷰트 카운티 파라다이스 마을에서 국립공원 관리자 섀넌 제이와 함께 고양이 구조에 동참해온 영화감독 더글러스 스론(48)은 “캠프파이어 탓에 수천 마리의 동물이 실종됐으며, 여전히 많은 동물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많은 사람이 긴급 대피하면서 수많은 농장의 동물과 반려동물이 버려졌고, 많은 야생 동물 역시 미처 도망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스론 감독은 산불이 아직 잡히지 않았던 지난 17일 동물 구조에 동참을 독려하기 위해 유튜브 채널에 파라다이스에서 구조된 고양이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유했다.
지금까지 조회 수 10만 회를 넘은 이 영상은 그가 제이 관리원이 함께 폐허가 된 파라다이스 마을 일대를 차를 타고 다니며 동물들이 살아있을지도 모르는 곳을 수색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영상 속에서 이들은 본격적인 수색 끝에 저 멀리 어디선가 고양이 울음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포착한다. 그리고 두 사람은 소리가 들려오는 쪽으로 다가가 한 픽업트럭 밑에 고양이 한 마리가 갇혀있는 것을 발견한다.
영상에서 제이 관리원은 차량 밑을 보며 “안녕, 얘야, 여기 있었구나”라고 말한다. 그러자 고양이도 자신을 구하기 위해 누가 왔다는 것을 아는듯 조금 더 큰 울음소리로 답한다.
이후 제이 관리원은 트럭 하부 부품 사이에 끼어 있는 고양이를 구조하기 위한 준비에 들어간다. 차량을 들어 올리기 위해 근처에 있는 건물 잔해를 가져와 쌓아 올린 뒤 자신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한다. 그러고 나서 그는 트럭 밑으로 들어가 고양이를 무사히 꺼내는 데 성공한다.
스론 감독은 이날 구조된 고양이는 자신과 제이 관리원이 지난 며칠간 함께 수색 활동을 하는 중에 구조한 고양이 10여 마리 중 1마리라면서 여전히 수많은 동물이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고양이는 치료를 받고 현재 회복 중인데 제이 관리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고양이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캠프파이어는 지난 8일 건조한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산자락에서 처음 발화한 이후 가옥과 건물 등 1만 4000여 채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면적의 5배 규모인 620㎢의 산림과 시가지를 잿더미로 만들었다.
사진=더글러스 스론, 섀넌 제이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