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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이 준 이별선물 열지도 않고 보관한 노인, 48년 후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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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러 외신은 물론 국내에도 소개돼 화제가 됐던 한 캐나다인 할아버지의 첫사랑 이야기이다.

캐나다 앨버타주(州) 에드먼턴에서 사는 에이드리언 피어스(65)는 학창시절 온타리오주(州) 토론토에서 살 때 같은 고등학교에 다니던 동갑내기 여학생 비키 앨런과 사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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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첫사랑은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을 입증하듯 그의 첫사랑은 고등학교 3학년이었던 1970년 크리스마스 직전 끝나고 만다. 여자친구가 그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건네며 이별을 통보했기 때문이다. 한 마디로 차인 것이었다.

화가 난 채 집에 돌아온 그는 선물을 거실에 있던 크리스마스트리 밑에 팽개쳤다. 그러고나서 그는 “앞으로 이 선물을 절대 열어보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처음에 그는 첫사랑과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에 선물을 간직하며 크리스마스 때마다 트리 밑에 꺼내놨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 달리 세월이 흐르며 첫사랑은 추억으로 남았고 그 역시 새로운 사랑을 만나 결혼하고 아이도 낳았다. 그래도 그는 선물을 버리거나 열어보지 않고 크리스마스 때마다 트리 밑에 꺼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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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그는 “선물을 열어보지 않는 것이 습관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열지 않고 보는 것이 하나의 즐거움이 됐다”면서 “내 본심은 아마 열고 싶지 않고 내용물을 모르는 편이 좋다고 느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를 아내 역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아이들이 자라면서 선물을 열어보자고 하는 탓에 크리스마스 때 선물을 꺼내놓는 일은 그만두고 하나의 추억으로 보관해왔다는 것이다.

지난해 그는 이 같은 사연을 사진과 함께 페이스북에 공유했고 이는 많은 사람에게 화제를 모아 현지언론에 소개됐다.

그후 그는 많은 사람이 그녀를 한 번 찾아보라는 조언에 창고에서 오래된 전화번호를 발견하고 이를 단서로 그녀를 찾기 시작했다. 인터넷으로도 검색해 브리티시컬럼비아주(州)에 사는 같은 이름의 여성을 찾아 전화했지만, 상대는 91세의 다른 사람이었다.

그러던 최근 어느 날 두 사람을 함께 아는 한 친구가 현재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사는 그녀에게 소식을 전했다. 그녀 역시 그를 한번 만나보고 싶었기에 그에게 연락했고, 두 사람은 각자의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들과 지인들을 초대해 선물 내용물을 알아맞히는 자선행사를 열어 불우이웃을 돕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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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두 사람은 지난 6일 에드먼턴에 있는 한 자선행사 장소를 빌려 행사를 진행했고 이날 선물 내용이 48년 만에 밝혀졌다. 선물은 ‘러브 이즈’(Love Is: New Ways to Spot That Certain Feeling)라는 제목으로 시작하는 한 권의 책이었다. 아마 젊은 날의 그녀는 자신이 이별을 고했던 그가 새로운 사랑을 찾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이제 양측 가족은 서로 친구가 돼 가끔 안부를 주고받는 사이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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