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BS 등 현지 언론의 4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한 의료센터에 입원 중이던 여성 환자는 지난해 12월 29일, 식물인간 상태에서 제왕절개를 통해 아이를 출산했다.
오래 전 물에 빠지는 사고를 당한 뒤 식물인간 상태로 14년을 누워 있었던 이 여성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아는 병원 관계자는 아무도 없었다.
현지 경찰은 이 여성이 몇 개월 전 식물인간 상태에서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보고 사건을 조사하고 있다.
의료센터 관계자는 “병원 내 누구도 이 환자가 임신했다는 것을 알지 못했다. 그러다 출산일 즈음 여성이 약간의 신음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얼마 뒤 임신했다는 사실을 확했다”고 전했다.
이어 “의식이 거의 없는 상태로 누워있었기 때문에 성폭행에 저항할 방법이 없었을 것”이라면서 “심지어 자신이 임신했다는 사실을 주위에 알리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의료센터 측은 이 사건 이후로 남성 직원들의 여성환자 입원실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또 식물인간 환자의 출산 사건이 해당 의료센터와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식물인간 환자가 출산한 아이의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문가들은 심장정지 등의 원인에 의해 심한 저산소성 뇌손상을 받아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지속적으로 생존하는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 경우 대략 1~3개월 이상 상태가 이어지면 의식이 회복될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