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여기는 중국] 자궁없는 여성, 엄마 자궁 이식받아 아들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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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여성이 모친의 자궁을 이식받은지 3년여 만에 아들을 출산했다
선천적으로 자궁 없이 태어난 중국 여성이 모친의 자궁을 이식받아 출산에 성공했다. 23일 중국 신문망은 ‘로키탄스키 증후군’ 환자인 양 후아(26)가 어머니의 자궁을 이식받은 지 3년여 만에 건강한 남자아이를 출산했다고 보도했다. 로키탄스키 증후군은 선천성 출산결함으로 여성의 생식계가 형성되지 않거나 부분적으로만 형성되는 질환이다. 5000명에 1명꼴로 발생하며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외부 생식기는 정상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뒤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양씨는 지난 2015년 건강 검진을 통해 질과 자궁이 없는 걸 알게 됐다. 당시 43세였던 양씨의 모친은 엄마가 되고 싶어하는 딸을 위해 자궁을 이식해주었다. 중국 공군군의대학 시징(西京)병원 의사 38명이 수술용 로봇을 동원해 14시간에 걸쳐 수술을 진행했으며, 이는 중국 최초의 자궁 이식 사례로 기록됐다.

어머니의 자궁을 이식받은 양씨는 지난해 6월 체외수정을 통해 임신에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20일 임신 33주 6일 만에 제왕절개 수술로 아들을 품에 안았다. 아기의 체중은 2㎏, 신장은 48㎝로 건강한 상태다. 출산 소식을 접한 양씨의 모친은 “딸이 건강해질 수만 있다면 자궁뿐 아니라 무엇이든 줄 수 있었다. 딸이 이제 새로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시징 병원 연구팀은 100만여 명의 중국 여성이 불임을 겪고 있으며 매년 약 3만 명에서 5만 명의 여자 아기들이 로키탄스키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번 수술로 그들에게 돌파구가 마련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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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웨덴 여성 말린 스텐버그는 지난 2014년 세계 최초로 자궁 이식 출산에 성공했다. 왼쪽은 아들 빈센트.
자궁 이식 수술은 지난 2001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최초로 시도됐다. 이후 터키, 독일, 스웨덴, 미국, 브라질 등 9개국에서 시도했지만 전 세계 수술 케이스는 단 54건이다. 이 중 자궁 이식에 성공한 케이스는 양씨를 포함해 모두 14건으로 성공 확률이 약 25%에 불과하다. 자궁 이식 후 출산까지 성공한 사례는 총 8건으로 더욱 드물다.

 
자궁 이식으로 출산에 성공한 최초의 여성은 스웨덴 여성 말린 스텐버그로, 지난 2014년 당시 61세였던 가족 친구의 자궁을 이식받아 아기를 낳았다. 이후 스웨덴에서는 7명의 아기가 이식된 자궁에서 태어났으며 미국, 브라질, 세르비아, 인도에서도 자궁 이식 여성이 출산에 성공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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