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날드 드라이브 스루 매장에서 일하는 비키 앤더슨(53)은 94년식의 낡아빠진 자가용을 끌고 출퇴근을 해왔다. 하도 오래된 차라 창문조차 열리지 않았고, 지난 11월 출근길에는 급기야 길 한가운데서 멈춰섰다. 비키의 차가 수리조차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동료들이 돌아가면서 그녀를 픽업했지만, 더이상 부담을 줄 수 없었던 비키는 퇴사를 심각하게 고려했다.
그러던 어느 날 단골 고객인 크리스 앨리스가 매장을 방문했다. 사냥 이야기를 하며 친해진 크리스와 비키는 그날도 평소처럼 안부를 주고 받았고, 비키는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어디 싸게 파는 차 없냐고 흘러가듯 물었다. 크리스는 “내가 자동차를 사주겠다”고 호언장담했고 비키는 기분 좋은 농담이라며 웃어 넘겼다.
그리고 지난 9일, 아들 조쉬와 함께 매장을 다시 찾은 크리스는 비키에게 차키 하나를 건넸다. 중고차 매장에서 일하는 아들 조쉬를 통해 싸게 구입한 자동차를 선물한 것. 너무 놀라 얼어붙었던 비키는 이내 앨리스 부자를 껴안으며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비키는 “갑자기 하늘에서 차가 떨어졌다”고 기뻐하며 “이 은혜를 어떻게 갚아야 하느냐”고 물었다. 그러나 크리스는 “당신의 미소와 포옹으로 충분하다”며 비키를 흐뭇하게 바라봤다. 비키의 동료들은 “창문이 열리는 차”라며 축하했고, 해당 장면을 찍어 유튜브에 공유했다. 해당 매장을 이용하는 한 고객은 “비키는 갈 때마다 늘 친절했다. 거저 얻은 행운이 아니”라고 말했다. 또 다른 유튜브 이용자는 “좋은 사람이 많다. 세상은 아직 살만하다”며 감동을 표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