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윤기자의 콕 찍어주는 그곳] 청춘을 리노베이션하다 - 대구 수창청춘맨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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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 수창청춘맨숀은 예전 전매청(현 KT&G) 사택에 조성한 복합문화예술공간이다

“자갈마당”

대구의 공공장소에서 자갈마당이라는 단어를 입으로 내뱉는 순간, 주변 분위기는 말 그대로 ‘갑분싸’로 빠져든다. ‘자갈마당’은 과거 서울의 청량리나 미아리, 부산의 완월동과 같은 대표적인 대구의 집창촌을 달리 부르는 이름으로 이제는 거의 명맥이 끊긴 곳이기도 하다. 바로 이 어둡고 숨겨진 '청소년 통제 구역'의 골목 앞에 대놓고(?) 예술 문화 공간이 하나 생겼다. 대구 수창청춘맨숀이다.

▲ 수창청춘맨숀에서는 담배를 제조하던 전매청의 오랜 역사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상전벽해. 바로 이 거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자갈마당은 버스 안에서조차도 아이들의 고개를 황급히 돌려야 했던 ‘19금’ 가득 담긴 금기의 골목이었다. 그러나 원래 이 땅이 일본 제국주의 식민지 수탈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가슴 아픈 자리라는 사실은 지역 사람들도 잘 모른다.

▲ 전매청 관사로 사용되던 실제 거주 공간을 전시 공간으로 바꾸어 놓았다

1894년 청일 전쟁 직후 일본군 통신대가 주둔하면서 대구의 개천들이 몰려 있던 현 달성공원 앞 습지 바닥에 대구읍성 철거 중에 나온 각종 자갈 및 흙들을 깔았고 이후 여기를 자갈마당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 1909년이 들어서면서 자갈마당에 있던 기존의 일본 군대를 위한 공창지역 옆에 하급 노동자를 위한 본격적인 유곽지가 따로이 조성되면서 이 지역이 집창촌으로 본격적으로 탈바꿈한다. 1910년 3월에는 오오이시(大石)상회가 대구 태평로에 국내 최대 규모의 담배 연초 제조공장을 설립하였고 해방 후 전매청의 이름으로 고스란히 자리는 남게 되었다.

▲ 수창 청춘맨숀에서는 젊은 예술가들이 실험적으로 창작한 작품들을 볼 수도 있다

이후 전매청 대구연초제조창이 있는 이 지역을 중심으로 각종 공구 상회, 달성공원, 기계부품공장 등이 1930년대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들어서면서 자갈마당 주변은 대구 북구 지역의 관문 역할을 하며 번성가도를 달린다. 그러다 1999년 6월 한국담배인삼공사(현 KT&G) 대구연초제조창으로 사용되던 건물들이 노후화로 인해 줄줄이 폐쇄되면서 이 거리도 급속도로 쇠락의 운명을 맞게 된다.

수창청춘맨숀은 바로 강제 철거 위기에 놓여 있던 옛 담배인삼공사 직원들의 수창동 관사를 2017년 12월부터 리노베이션한 곳이다. 이 장소에서 젊은 예술가들에게 창작의 공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전시 관람 판매 공간도 아울러 마련하자는 의도로 가지고 실험적으로 조성한 문화공간의 또 다른 이름이 수창청춘맨숀이다.

▲ 철거직전의 옛 3층 짜리 전매청 관사 건물을 그대로 보존 전시하고 있다

예전 전매청 관사를 둘러싸고 있던 붉은 색 담장은 허물어 현재 야외 전시장 및 주차 장소로 사용하고, 관사 내부 3층 아파트 규모 2개 동은 청년 작가들을 위한 창작 예술 센터와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하였다. 이 수창청춘맨숀의 또 다른 특성은 타 지역의 리노베이션 공간과는 달리 직접 자신이 만든 작품을 전시 판매할 수 있게 하여 일반인들도 흥미를 지니고 다가갈 수 있도록 하였다.

▲ 수창청춘맨숀에는 쾌적한 쉼터 공간도 제공하고 있어 인근 주민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수창청춘맨숀에서는 현재 20~30대 젊은 작가들의 설치미술작품, 미디어 아트, 평면 회화 등을 선보이고 있다. 또한 수제 맥주 만들기, 패션화보 촬영하는 법, 다큐영상 제작법 등 다채로운 체험 활동 공간도 제공하고 있어 일반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청년 예술가들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서의 수창청춘맨숀 활성화 성공 여부는 전국에 산재한 노후 도심 재개발 방향에 의미있는 방향성을 제공할 듯하다.

<대구 수창청춘맨숀에 대한 여행 10문답>

1. 꼭 가봐야 할 정도로 중요한 여행지야?

- 슬럼화된 옛 집창촌 골목이 예술의 힘으로 살아나고 있는 현장. 세월이 바뀌었다.

2. 누구와 함께?

- 연인들과 함께. 젊은 공간.

3. 가는 방법은?

- 대구 수창 초등학교 앞에 있다

- 시내버스 수창초등학교 : 300, 523, 808, 836, 939, 동구2, 북구2

- 지하철 달성공원역 하차.

4. 감탄하는 점은?

- 완전히 뒤바뀐 거리의 풍경.

5. 명성과 내실 관계는?

- 아직은 좀 더 많은 홍보가 필요한 공간.



6. 꼭 봐야할 전시품은?

- 과거 전매청 직원들의 구술 역사. 전매청 직원들이 살던 아파트의 흔적들.

7. 토박이들이 추천하는 먹거리는?

- ‘마당갈비’, 북성로 돼지불고기 골목, 순대 ‘이모식당’, 돼지바베큐 ‘청춘을 파는 상회 서재점’, ‘부산설렁탕’

8. 홈페이지 주소는?

- https://www.facebook.com/Suchangmansionofyouth

9. 주변에 더 볼거리는?

- 대구예술발전소, 달성공원, 삼성상회 옛 터, 서문시장

10. 총평 및 당부사항

- 거대 자본이 아닌 젊은 청년 예술가들의 힘을 느낄 수 있다. 아직은 좀 더 많은 홍보와 작품 구성이 필요하다. 출발점은 분명 멋지다.

글·사진 윤경민 여행전문 프리랜서 기자 vieniame20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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