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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과학] 물벼룩의 놀라운 비밀…독성 물질을 치료제로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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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조류를 먹은 물벼룩 (위)와 남조류를 먹은 물벼룩 (아래). 영양분이 풍부한 녹조류를 먹는 경우 알을 많이 품을 수 있지만, 곰팡이에 감염된다. 반대로 남조류를 먹은 경우 감염에서 안전하다

물벼룩은 간신히 눈에 보일 정도로 작은 생물이지만, 생태계에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 작지 않다. 먹이 사슬의 기초를 이루는 생물로 그 가치는 말할 수 없이 크다. 여기에 별 특징이 없는 작은 벌레 같은 외형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흥미로운 비밀을 간직한 생물이기도 하다. 크리스텔 산체스를 비롯한 미국 미시간 대학 연구팀은 물벼룩이 독성 물질을 이용해서 곰팡이 감염을 치료하거나 예방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리 호(Lake Erie)에서 녹조를 일으키는 녹조류와 시아노박테리아(남조류)를 연구하면서 이를 먹이로 삼는 물벼룩의 생태를 조사했다. 마이크로시스티스(Microcystis) 같은 남조류는 치명적인 독성 물질을 내뿜는다. 따라서 그 농도가 크게 높아지면 마시는 물로 부적합하게 되는데, 인간은 이를 미리 알고 정화하거나 피할 수 있지만, 물속에 사는 물벼룩은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다. 더구나 이들은 물벼룩의 주식이기도 하다. 그런 만큼 독성 남조류의 번성은 물벼룩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 예상과는 반대로 물벼룩이 독성 남조류를 이용해 생존에 유리하게 사용한다는 사실을 밝혀졌다.

연구팀은 남조류와 녹조류를 먹고 사는 물벼룩(Daphnia dentifera)을 이용해서 실험을 진행했다. 남조류에 비해서 녹조류가 영양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에 녹조류를 먹이로 주는 경우 남조류를 주는 경우보다 성장 속도도 빠르고 알도 많이 낳는다는 점은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물벼룩을 곰팡이와 세균에 감염시키자 상황이 반대로 변했다. 독성 남조류의 독이 물벼룩에 감염되는 곰팡이를 억제하는 능력이 있어 곰팡이 감염을 예방했다.

클로렐라 같은 녹조류를 먹은 물벼룩은 알은 많이 품었지만, 생존 능력이 떨어진 반면 마이크로시스티스 같은 독성 남조류를 먹은 물벼룩은 알은 적게 품어도 건강했다. 결국 곰팡이 감염이 흔한 환경에서는 독성 남조류를 먹는 물벼룩이 더 유리했다.

먹이에 있는 독을 먹어서 질병을 치료하거나 혹은 천적으로부터 방어하는 독을 품는 동물의 사례는 종종 보고됐지만, 물벼룩에서는 처음 발견된 것이다. 물론 독성 남조류는 대부분 생물에 유해한 독을 만들지만, 자연에는 이를 이용하는 생물도 있다는 사실은 생물의 놀라운 적응 능력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저널 영국왕립학회보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실렸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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