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와 싸우며 서서히 죽어가는 아내를 위해 마지막으로 바다를 선물한 남편 및 가족의 감동적이고 슬픈 장면이 공개됐다.
호주뉴스닷컴 등 해외 언론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대장암 투병중인 카르멘이라는 여성은 칠레에서 태어나 1990년대에 호주로 이민을 떠났다.
호주에서 남편인 안토니오를 만나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린 카르멘은 약 25년 간 퇴근 이후 매일 저녁을 남편과 바닷가를 산책하며 오붓한 시간을 보내왔다.
하지만 대장암 진단을 받은 뒤부터는 모든 일상이 달라졌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병실의 침대에 누워 하루하루 생명이 꺼져가는 자신과 마주해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가족들에게 남편과 20년 가까이 매일 걸었던 그 바다를 보고 싶다고 말했고 가족들은 마지막 선물을 준비하기로 결정했다.
현지의 한 자선단체는 시한부 환자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지원했고, 결국 카르멘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바다를 마주할 수 있었다.
비록 구급차에 실려와 병원 침대에 누운 채 바라보는 바다였지만, 남편과 매일 함께 걸었던 그 바다 앞에 선 그녀는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한 남성의 아내이자, 세 아이의 어머니이며 여러 손자의 할머니였던 카르멘은 행복했던 마지막 여행에서 돌아온 지 이틀 뒤인 지난 15일 저녁 세상을 떠났다.
카르멘의 딸은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어머니는 마지막 여행에서 힘겹게 스스로 눈을 떠 바다를 바라본 뒤 매우 행복해 하셨다”면서 “그녀는 오래도록 그리워하던 바다를 바라봤다”고 마지막 순간을 전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