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시작된 양회에서는 특히 중국의 문화, 영화계를 대표하는 배우 성룡의 ‘빈민 농가’의 입장을 자처, 대표하겠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는 분석이다. 매년 이 시기 전국인민대회대회(전인대)와 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전구위원회 회의에는 약 5000여 명에 달하는 각 분야 소속 위원들이 베이징에 집결한다. 그는 지난 7일 오후 중국 문화계의 현안을 논의, 업무 보고 하는 자리에서 일명 ‘탈빈곤전략 행동 정책’이라는 주제의 화두를 던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성룡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6월 산시성(山西) 따둥시(大同市)에서 진행했던 영화 촬영 시 경험한 빈민 농가의 현실이 매우 참혹했다”고 회상, “영화인으로 한 평생을 살아오면서 감히 빈민 농가의 어려운 현실을 경험하지 못했던 부족했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 속에서 미래를 위해 한 걸을 더 나아가려는 젊은 청년 농민들을 보며 이들을 대변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무엇보다 농업에 대해 열정적이고 진실한 농민들의 모습을 보연서 이들을 돕기 위해 농가의 대변인을 자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중국 중서부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지난해 12월 기준 약 1660만 명에 달하는 빈곤 농가가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통계국은 올 초 시진핑 주석을 주축으로 구성된 제18대 중앙당 집권 이후 전국 농촌 빈곤 인구수는 총 8239만 명 이상 감소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지난 2012년 기준 중국 전역에 거주했던 농촌 빈곤 인구수는 약 9899만 명 대비 2018년 12월(1660만 명)까지 총 8239만 명 줄어들었다는 평가다.
이와 관련, 성룡은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약 4개월 동안 중국 전역에 소재한 29곳의 빈곤 농업 지역을 찾으며 국가의 빈곤 퇴치 정책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그는 이 시기 약 10만 ㎞에 달하는 빈곤 농가 돕기 사업 강행군을 직접 지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성룡은 “평생 영화를 촬영하고, 배우로 사는 것에만 집중하고 살았다”면서도 “빈곤 농가와 농민들을 돕는 공익적인 업무를 직접 경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빈곤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에게 열정과 미래가 없는 것은 아니다”면서 “빈곤 농가라고 할지라도 각 지역에는 오랜 민속 문화와 현지에서 통용되는 특색 있는 먹거리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관광상품으로 개발시켜서 일반 대중에 알릴 수 있다면 좋은 관광 상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성룡이 대표로 몸담고 있는 영화사 JC 그룹 측은 최근 빈곤 농가가 밀집한 전국 각 지역을 대상으로 영화 촬영, 광고 촬영, 엔터테인먼트 사업 장소 등의 목적지 물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성룡은 “지금껏 내가 몸담아 왔다는 점에서 가장 익숙한 영화 사업을 통해 빈곤 농가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은 해당 지역을 찾아 이들이 가진 특색 있는 문화를 일반에 쉽게 알리는 것”이라면서 “대중의 빈곤을 퇴치하는 것은 곧 국가가 가난에서 벗어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더 많은 영화사들과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이 열정과 믿음을 가지고 국가의 빈곤 퇴치 사업에 관심을 모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성룡은 현재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 자격으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양회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해 정협 참석 자리에서 양회 참가 소감을 묻는 기자들을 향해 “대단하다, 내 나라”라는 발언을 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성룡이 참석해오고 있는 양회는 전인대와 정협 등 두 개 회의로 구성, 유력 정치인과 군인으로 구성된 전인대와 비교해 정협에는 영화감독 펑샤오강, 배우 성룡, 텅쉰(腾讯)의 창업주 마화텅 회장, 샤오미(小米) 레이쥔 회장 등 민간 영업에서 이름을 알린 이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올해 양회는 지난 5일부터 오는 12일까지 베이징 인민대회당을 중심으로 계속될 예정이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