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현지언론은 1889년 주조된 1페니 동전이 오는 22일 경매에 출품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그저 평범해 보이는 1페니 동전에 현지언론이 주목한 이유는 이에 얽힌 믿기힘든 사연 때문이다. 이 동전의 주인은 1차 대전에 영국군 병사로 참전했던 이등병 존 트리켓. 당시 19세의 어린 나이로 참전했던 그는 치열했던 전투 중 적군의 총탄을 그대로 가슴에 맞았다.
사실상 죽음을 맞이한 순간이지만 기적같은 일이 벌어졌다. 가슴 주머니에 넣어둔 1페니 동전이 총알을 위로 튕겨버린 것. 다만 총알은 코를 뚫고 머리 뒤로 빠져나가면서 그는 왼쪽 귀의 청력을 영구히 잃었다.
사고 이후 명예롭게 전역한 트리켓은 이후 결혼해 슬하에 8명의 자식을 뒀으며 지난 1962년 63세를 일기로 작고했다. 트리켓의 손녀인 모린 콜슨은 "우리 가족 모두 할아버지가 어떻게 목숨을 구했는지 수없이 들어왔다"면서 "결론적으로 보면 이 동전이 없었다면 나를 포함한 우리 가족은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매를 주관하는 핸슨 옥션의 군수품 전문가인 애드리안 스티븐슨은 "동전의 상태로 봐서 매우 가까운 거리에서 총알을 맞았다"면서 "군인들의 생명을 살린 여러 기적같은 이야기를 들어봤지만 동전이 사람을 살린 것은 처음 접했다"며 놀라워했다. 이어 "1차 대전 당시 군인들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물건을 부적처럼 가슴 주머니에 넣어두곤 했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