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은 1968년부터 동결 보존한 정자를 이용해 양 56마리를 대상으로 인공수정 실험을 진행했다. 그중 새끼가 태어난 사례는 34건으로, 임신율은 61%다. 이 비율은 12개월 동안 동결한 정자를 사용했을 때의 임신율인 59%와 거의 비슷하다.
이에 대해 연구를 이끈 시몬 데 흐라프 부교수(생명·환경과학)는 “새끼 양들의 탄생으로, 정자를 동결한 뒤 나중에 시행하는 인공수정이 단기적으로는 물론 장기적으로도 안전하고 안정된 생식 기술임이 입증됐다”고 지적했다.
정자는 - 196℃의 액체질소에 동결 보존돼 있었는데 연구팀은 실험 직전 해동해 움직임과 속도, 생존 능력 그리고 DNA 상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50년이든 1년이든 상관없이 동결 보존한 정자의 상태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쓰인 동결 보존 정자는 현재 뉴사우스웨일스의 야스 평원에서 약 8000마리의 양을 사육하는 농가들 중 워커스 가문이 소유한 숫양 4마리에게서 나온 것이다.
이번 연구를 통해 태어난 새끼 양들은 빅토리아주(州) 콜레인 마을에 있는 한 농장에서 대리 사육되고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2년간 이들 양을 연구실 밖에서 태어난 양들과 비교해 지난 수십 년간 선택적 사육이 메리노 양을 어떻게 바꿔놨는지 살필 계획이다.
끝으로 데 흐라프 교수는 “장기간 동결 보존을 해도 생식 기능이 유지됐다는 사실은 예를 들어 화학적 암 치료를 받기 전에 정자를 보존하길 원하는 남성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소식”이라면서 “게다가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을 구하는 대처에 있어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시드니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