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영국 텔레그래프 등 해외언론은 3D 프린터로 한 환자의 세포와 생물학적 물질들을 이용해서 만든 ‘3D 프린팅 심장’ 제작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텔아비브 대학 연구팀이 3D 프린트로 만들어낸 이 심장은 체리만한 크기로 놀랍게도 인간 심장의 축소판이다. 세포, 혈관, 심실, 심방 등의 심장 전체가 성공적으로 디자인되고 인쇄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크기가 작고, 심장의 세포가 수축하지만 펌프질은 하지 못해 실제 인간에게 이식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21세기의 연금술’이라고 불리는 ‘3D 프린팅’은 설계도에 따라 고체 물질을 입체적으로 프린트하는 기술을 말한다. 최근에는 산업 현장을 넘어 바이오 분야에도 활용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연구팀이 귀, 근육 같은 인간 신체조직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했다.
텔아비브 대학이 이번에 만든 심장은 머지않은 미래에 실제 인간에게 이식될 수도 있는 장기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말기 심부전증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른 사람의 심장을 이식하는 방법 외에는 없어 많은 환자들이 숨을 거두고 있다.
연구를 이끈 탈 드비르 생명공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심장 구조에 대한 3D 프린팅은 해냈지만 세포나 혈관까지 성공하지는 못했다"면서 "세포, 혈관, 심실로 가득찬 심장을 성공적으로 설계하고 인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10년 뒤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에 장기 프린터가 생겨 이같은 일은 일상적으로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도에 따르면 현재 연구팀은 내년까지 이 작은 심장을 동물에게 이식하는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또 인간 크기의 심장을 생산할 수 있도록 인간 세포를 충분히 배양하는 방법을 연구 중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