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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든 정의 TECH+] 엑사플롭스 슈퍼컴퓨터 시장에 출사표 던진 AMD

작성 2019.05.09 09:33 ㅣ 수정 2019.05.0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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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AMD
현재 슈퍼컴퓨터 분야는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미국과 여기에 도전장을 내민 중국이 한 치의 양보도 없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한때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의 타이틀을 중국에 내준 미국은 IBM, 엔비디아, 인텔, 크레이, AMD 등 주요 IT 업체에 막대한 자금과 연구비를 지원하면서 다시 세계 1위의 타이틀을 되찾아왔습니다. 이는 이전 오바마 행정부 시절 구상한 국가 전략 컴퓨터 구상 (National Strategic Computing Initiative, NSCI)의 결과물이었습니다.

하지만 중국 역시 막대한 자금과 인력을 투자해 기존의 슈퍼컴퓨터보다 더 빠른 엑사플롭스(Exaflops) 슈퍼컴퓨터 개발에 나서고 있어 계속해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슈퍼컴퓨터가 필요합니다. 참고로 엑사는 100경이라는 의미로 엑사플롭스 컴퓨터는 1초에 100경번 이상 연산이 가능한 슈퍼컴퓨터를 의미합니다.

최근 AMD와 슈퍼컴퓨터 전문 제조사인 크레이는 미 에너지부(DOE)의 지원을 받아 2021년까지 1.5 엑사플롭스 연산 능력을 지닌 슈퍼컴퓨터인 프론티어(Frontier)를 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프론티어는 앞서 발표된 인텔과 크레이의 오로라와 비슷한 시기에 도입될 예정이지만, 연산 능력은 1.5배 정도 더 빠릅니다. 만약 예정대로 된다면 AMD의 슈퍼컴퓨터가 인텔을 누르고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가 될 가능성이 있어 결과가 주목됩니다.

프론티어에는 AMD의 서버용 프로세서인 에픽(EPYC)과 고성능 GPU인 라데온 Instinct가 사용됩니다. CPU 한 개에 GPU 4개가 AMD의 고속 인터페이스인 인피니티 패브릭 (Infinity Fabric)으로 연결되어 하나의 노드(Node)를 구성하며 이런 노드가 여러 개 모여 슈퍼컴퓨터를 구성하게 됩니다. 정확한 노드의 숫자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30MW급 슈퍼컴퓨터라는 점을 감안하면 역대 가장 많은 노드를 지닌 슈퍼컴퓨터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그런 만큼 가격도 비싸 프론티어 시스템 도입 비용만 5억 달러이며 추가로 연구 개발비도 1억 달러가 지원됩니다. 이는 회사 규모가 경쟁사에 비해 작은 AMD에 큰 호재로 예상됩니다. 적지 않은 매출과 더불어 연구비 지원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세계 최고 슈퍼컴퓨터에 사용된 시스템이라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홍보 효과가 있어 앞으로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AMD의 입지도 강화될 것입니다.

참고로 AMD는 프론티어 시스템의 구체적인 스펙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CPU는 시기적으로 Zen 3 혹은 Zen 4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7nm 공정으로 제조된 Zen 2 기반 에픽 CPU는 최대 64코어를 지니고 있으며 올해 3분기 경 출시 예정입니다.

2020년에는 7nm+ 공정으로 제조된 Zen 3 코어가 나올 예정인데, 루머에 의하면 5nm 공정의 Zen 4 코어가 2021년경 등장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경우 트랜지스터 집적 밀도가 크게 높아져 64코어 이상의 고밀도 CPU도 가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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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능 컴퓨터 및 인공지능에 최적화된 차세대 에픽 CPU 및 라데온 instinct GPU. 출처=AMD
GPU의 경우에는 더 알려진 것이 없지만, 역시 시기적으로 나비 (Navi) 아키텍처 GPU의 다음 세대 GPU가 사용될 것으로 보입니다. 일단 AMD는 이 GPU가 HBM 메모리를 사용하며 고성능 컴퓨팅 및 딥러닝을 포함한 인공지능에 최적화되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인공지능 분야에서 AMD의 입지는 경쟁자인 엔비디아에 비해 매우 좁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에서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아 차세대 GPU를 개발하면 열세를 만회하고 고성능 컴퓨팅 시장 및 인공지능 시장을 노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물론 미국 정부의 의도는 AMD 한 업체를 키우려는 게 아니라 여러 업체가 서로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 서로 더 좋은 CPU와 GPU를 만들게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중복 투자처럼 보이지만, 정부 연구 기관에서 여러 대의 슈퍼컴퓨터를 도입하는 것입니다. 물론 하나가 실패할 경우 다른 대안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막대한 돈을 투입해서라도 슈퍼컴퓨터 시장에서 우위를 지키기 위한 미국 정부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입니다.

프론티어는 AMD가 고성능 컴퓨팅 및 인공지능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엔비디아나 인텔과 맞서 어떤 해답을 내놓을지 보여줄 무대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개발한 기술은 결국 서버와 워크스테이션, 일반 컴퓨터까지 모두 적용될 것입니다. 따라서 슈퍼컴퓨터가 전체 컴퓨터 산업의 발전을 촉진하는 것이죠. 이것이 미국과 중국이 매년 슈퍼컴퓨터에 막대한 돈을 투자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입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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