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워릭 대학교 디미트리 베라스 박사와 그 동료들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어떤 행성이 백색왜성 주변에서 생존할 가능성이 높은지 연구했다. 적색거성 단계에서 살아남은 행성이라도 죽은 별이 주변으로 가스를 방출하면서 질량을 잃는 과정에서 궤도가 변할 수 있다. 만약 이 궤도가 백색왜성에 너무 가까우면 백색왜성의 중력에 의해 파괴될 위험성이 커진다. 이렇게 파괴된 행성은 백색왜성 주변에 고리 모양의 파편을 만든다.(사진) 이는 지구에서도 관측이 가능하다.
연구팀의 모델에 따르면 공전 궤도 이외에 질량과 크기, 그리고 구성 성분이 행성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친다. 행성이 클수록 백색왜성에서 가까운 부분과 먼 부분의 중력 차이가 커지며 이로 인해 행성이 파괴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에 행성이 단단하고 균일한 구조일수록 쉽게 파괴되지 않는다.
먼 훗날 태양이 죽고 난 후 남은 백색왜성 주변에는 어둡고 차가운 우주에서 영겁의 세월을 공전하는 행성 몇 개만 남게 될 것이다. 여기에 지구가 포함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쟁이 있지만, 과학자들은 백색왜성 주변 행성계에 대한 관측과 이론적 모델 연구를 통해 지구와 태양계 다른 행성의 운명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