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치아파스의 타파출라에서 최근 벌어진 사건이다. 1분21초 분량의 영상은 바닥에 쓰러져 있는 2인조 여자 도둑들의 모습과 함께 시작된다.
도둑 중 한 명은 이미 상의가 벗겨진 채 바닥에 엎드려 있고, 상인들은 손에 가위를 들고 또 다른 여자 도둑에게 달려들고 있다.
상인들은 도둑의 상의와 바지를 가위로 잘라 벗겨낸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다른 상인들은 그런 도둑들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발길질을 서슴지 않는다. 잔뜩 겁에 질린 도둑들은 전혀 저항하지 못한다.
시장 한복판에서 순식간에 알몸이 된 도둑들은 주요 신체부위를 가리며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하지만 잔뜩 흥분한 상인들의 분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다.
속옷만 남겨두고 도둑들의 옷을 벗겨낸 상인들은 이번엔 가위로 도둑들의 머리털을 마구 자르기 시작한다. 자칫 가위가 흉기로 변할 수 있는 아찔한 상황. 도둑들은 묵묵히 당하고만 있다.
영상은 만신창이가 되어 현장을 떠나는 도둑들을 보여주면서 끝난다. 그런 도둑들에게 상인들은 여전히 욕을 퍼붓고 있다.
상인들은 "이미 여러 차례 도둑질을 한 상습범들"이라며 "소극적인 경찰이 대응하지 않아 상인들이 직접 심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멕시코에선 범죄자들에 대한 린치가 관습법처럼 뿌리를 내리고 있다. 경찰에 대한 불신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억울한 피해자도 발생해 사회적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8월 푸에블라에선 50대 남자와 20대 조카가 주민들에게 화형을 당했다. 주민들이 두 사람을 유괴범으로 오해하고 벌인 일이다. 경찰은 뒤늦게 "두 사람은 학교 근처에서 술을 마셨을 뿐 어떤 죄도 짓지 않았다"고 했지만 두 사람은 이미 목숨을 잃은 후였다.
사진=영상 캡쳐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