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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중국] “술담배 하는 여성 강간당하기 쉽다” 中 교육 자료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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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후이성 퉁링시 제15중학교가 만든 성폭력 예방 자료에 성폭력의 원인을 여성에게 돌리는 듯한 내용이 담겨 파문이 일고 있다/사진=웨이보
중국의 한 학교가 “술 마시고 담배 피우는 여성이 강간당하기 쉽다‘는 내용이 담긴 교육 자료를 배포해 파문이 일고 있다. 펑파이뉴스 등 중국 매체는 28일(현지시간) 안후이성 퉁링시 제15중학교가 만든 성폭력 예방 자료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해당 자료는 성폭력의 정의와 종류, 성폭력의 원인 및 대응 조치 등을 담고 있다. 문제가 된 부분은 성폭력의 원인을 설명한 단락으로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피우는 여성은 강간당하기 쉽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일부 성폭력 피해자가 술과 담배 등 나쁜 기호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해자에게 ’쉬워 보인 것‘이라는 설명까지 담겼다. 자료를 공개한 익명의 네티즌은 이 같은 내용이 성폭력의 원인을 여성에게 돌려 학생들에게 왜곡된 성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자료가 교육용으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일자 학교 측은 ”학생에게 배포한 자료는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 학교 교장 석모 씨는 ”교육청이 보낸 가이드를 기준으로 자체적으로 인터넷에서 관련 자료를 찾아 만든 문서“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 27일 성폭력 예방 교육을 앞두고 각 교사에게 하달했을 뿐 학생들에게 직접 보급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석 교장은 ”표현이 잘못된 것은 사실이나 학생들이 너무 많은 유혹에 노출돼 있다“면서 학생들이 일찍이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주의를 환기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덧붙였다.

현지 언론은 이번 사태가 중국 사회에 만연한 성차별적 시각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펑파이뉴스는 관련 칼럼에서 ”이쯤 되면 성폭력 예방 교육이 범죄를 막기 위함인지 소위 양가의 부녀자를 육성하기 위함인지 헷갈린다“고 비판했다. 이어 ”여성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것은 보편화 됐다. 이런 생활 습관을 성폭행의 원인으로 몰고 가는 것은 대단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해당 소식을 접한 퉁링시교육청 측은 관련 내용이 사실인지 파악하고 있으며 추후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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