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중국

[여기는 중국] 상사에게 대답 대신 이모티콘 날렸다가 해고된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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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한 여성이 상사에게 대답 대신 이모티콘을 날렸다가 해고됐다
중국의 한 여성이 상사에게 대답 대신 이모티콘을 날렸다가 해고됐다. 중화권매체 스제르바오(世界日報) 등은 18일 중국 후난성(湖南省]) 창사(長沙)의 한 주점에서 일하던 여성이 ‘알겠다’는 대답 대신 이모티콘을 전송했다가 해고됐다고 전했다. 텐센트가 운영하는 메신저 서비스 ‘위챗’(微信)으로 주고받은 이들의 대화는 현재 2억8000만의 조회 수를 기록하며 SNS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여성은 직원 단체 대화방에서 “회의 자료를 보내라”는 상사의 지시에 손가락 모양의 이모티콘으로 대답을 대신했다가 해고됐다. 여성의 상사는 “문자를 받았으면 문자로 답해야 한다”며 이모티콘을 보낸 여성에게 버릇없다 타박했고, 스스로 사표를 제출하라고 압박했다. 결국 회사를 그만둔 여성은 자신의 웨이보에 “여러 해 동안 일하면서 이런 어이없는 경우는 처음이다. 내가 성격이 좋아 보복하지 않고 이렇게 마무리한다”고 밝혔다. 이후 여성의 상사는 전 직원을 상대로 “모든 회신에 이모티콘을 사용하지 말라”는 공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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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여성은 직원 단체 대화방에서 “회의 자료를 보내라”는 상사의 지시에 손가락 모양의 이모티콘으로 대답을 대신했다가 해고됐다/사진=웨이보 캡처
해당 사연이 화제가 되면서 중국 내 커뮤니티에서도 여러 의견이 오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상사에게 대답 대신 이모티콘을 보내는 것은 무례한 행동”이라며 “어떤 이유에서든 상사에게 인사권이 있다”고 상사를 두둔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이모티콘 하나로 해고하는 것은 과하다. 좋은 리더라면 다양한 의사소통 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는 비판을 내놨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해고 절차와 관련된 적절한 제도와 규제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런민대학(中國人民大學 ) 경영대학원에서 경영 및 인적자원학을 가르치고 있는 왕 리핑 교수는 “인사권자가 직원을 해고하는 것은 자유”라면서도 “종합적인 인사 제도가 불충분한 중소기업에서 억울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종합적인 제도와 규제를 권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달 초에도 직원 단체 대화방에서 대답 대신 이모티콘을 사용한 직원이 무례하다며 상사에게 혼쭐이 난 사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모티콘은 온라인 환경에서 문자보다 더 쉽고 직관적으로 감정을 드러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표현 수단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문자와 기호를 조합한 이모티콘이 사용되다가 점차 이미지 형태의 이모티콘인 ‘이모지’가 보편화했다. 온라인 메신저가 소통 수단으로 자리 잡으면서 이모티콘 사용도 더욱 활발해졌지만, 그만큼 이모티콘 없이는 표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도 늘고 있다. 대화 상대에 따라 이모티콘 사용의 적절성을 두고 고민하는 사례도 많아졌다. 이번 사례처럼 심리적 거리감이 상당한 직장상사와의 관계에서 이모티콘 사용은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양대학교대학원 신문방송학과 박경호 씨의 석사학위 논문 ‘이모티콘 이용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노이즈에 따른 비의도적 결과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과도한 이모티콘이나 상황 모면용 이모티콘, 바쁜 상황에서의 이모티콘, 맥락과 관계없는 이모티콘 등은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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