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현지시간) 호주 ABC뉴스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호주 선샤인코스트대(USC) 해조 연구팀이 퀸즐랜드주(州)에서 자생하는 해조의 일종인 바다고리풀을 대량 생산할 뿐만 아니라 그 속에 함유된 특정 화학물질의 양을 늘리는 등의 실험 연구를 최근 시작했다.
제주도 연안에도 자생하는 바다고리풀(학명 Asparagopsis taxiformis)은 5년 전인 2014년 호주 국립과학원(CSIRO)이 주도한 한 연구에서 소가 배출하는 메탄가스를 최대 99%까지 없애주는 유일한 해조(seaweed)로 밝혀졌다. 그 효과는 나중에 실제 소를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는 물론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캠퍼스(UC 데이비스) 연구진이 진행한 연구에서도 확인됐다. 이 연구에서는 해조 함량에 따라 메탄가스 배출량이 24~58%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USC에서 해조 연구팀을 이끌고 있는 니컬러스 폴 부교수는 “호주 (정부)가 국가의 모든 소에게 충분한 양의 해조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대량 생산에 성공하면 호주에서만 메탄가스 배출량을 10%까지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탄가스는 이산화탄소, 이산화질소와 함께 3대 온실가스로 불린다. 메탄의 온실효과는 이산화탄소보다 20~30배 이상 커 적은 양으로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소 한 마리가 내뿜는 메탄가스는 하루 200ℓ에 달하는 데 호주에서는 소 등 가축이 내뿜는 메탄가스가 한 해 300만t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폴 교수는 소들에게 해조를 먹여도 건강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해조는 소들이 자연스레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소들은 해변을 돌아다니며 해조를 조금씩 뜯어 먹는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소의 사료에 건조한 해조를 2% 미만 첨가해도 이특별한 해조는 소의 메탄가스 생성을 완전히 없애준다”면서 “이는 소가 풀을 먹을 때 트림과 방귀를 유발하는 메탄가스를 생성하는 뱃속 미생물을 줄여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현재 연구팀은 모턴만에 있는 브리비아일랜드 연구센터에서 해조류의 대량 양식을 위한 더 나은 방법을 찾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이는 국가적 또는 전 세계적 규모로 소 사료에 첨가할 수 있는 수준으로 대량 생산 방법을 알아내기 위한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애나 베그너 연구원은 우리의 과제는 실험실 양식에서 대형 야외 양식으로 전환하기 위한 완벽한 조건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바다고리풀의 화학적 구성을 알고 있고 실제로 소의 메탄가스를 줄이는 화학 성분을 알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같은 효과를 내기 위해 더 적은 해조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성분의 농도를 극대화하기를 원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소의 메탄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해조를 대량 생산하려는 계획은 호주에서만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지난해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수경재배 회사인 오스트랄리스 애쿼컬처는 2년 안에 해조의 상업적 재배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