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우! 과학

[와우! 과학] 머리로 숨을 쉬는 바다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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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룩바다뱀과 머리의 복잡한 혈관 구조. Credit: Dr Alessandro Palci, Flinders University)
뱀은 육지는 물론이고 바다에서도 크게 성공한 파충류다. 바다뱀은 전 세계 바다에 널리 분포하며 지금까지 보고된 종만 69종에 달한다. 바다뱀은 오랜 세월 바닷속 생활에 적응해 큰바다뱀 (Laticauda)을 제외하면 육지에서 잘 움직이지 못한다.

사실 바다뱀은 육지 생활에 적응했다가 다시 바다로 돌아간 척추동물 가운데 고래류를 제외하고 가장 바다 생활에 잘 적응한 생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래도 본래 폐로 숨 쉬던 동물의 후손이고 어류처럼 아가미가 없기 때문에 호흡을 위해서는 반드시 바다 표면으로 올라와야 한다. 그런데 놀라운 예외가 발견됐다.

플린더스 대학의 알렉산드로 팔치 (Alessandro Palci)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바다뱀의 일종인 얼룩바다뱀 (blue-banded sea snake, 학명 Hydrophis cyanocinctus)을 연구하던 중 머리 부분에 변형 머리 혈관망 (modified cephalic vascular network, MCVN)라고 불리는 복잡한 혈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이 혈관 네트워크의 용도를 조사하기 위해 마이크로 CT 및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상세히 분석했다. (사진) 그 결과 놀랍게도 이 혈관 망의 목적은 몰 속에 있는 산소를 추출하기 위한 것이었다. 쉽게 말해 이 바다뱀은 머리로도 숨 쉴 수 있다.

물론 이 혈관 망이 어류의 아가미만큼 효율적인 기관은 아니기 때문에 얼룩바다뱀은 여전히 숨쉬기 위해 바다 표면으로 올라와야 한다. 그래도 이런 보조적인 산소 획득 기관 덕분에 더 오래 물속에서 지낼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얼마나 더 오랜 시간 물속에서 지낼 수 있는지는 분명치 않아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본래 살던 장소를 떠나 물, 하늘, 육지로 이동한 생물체들은 오랜 세월이 지나면 완전히 그 환경에 적응해 본래의 형태를 바꾼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펭귄이나 고래 모두 날개와 앞다리가 물고기 지느러미와 비슷한 형태로 변했다.

하지만 이런 형태 변화에도 불구하고 아가미처럼 진화 과정에서 사라진 복잡한 장기는 다시 나타나지 않는다. 이번 연구 결과 역시 그 사실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비슷한 목적의 장기가 초보적인 수준에서 독립적으로 다시 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사례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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