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와 미국 그리고 영국 공동 연구진이 약 7600만 년 전 백악기에 오늘날 앨버타주 일대를 날아다닌 거대한 신종 익룡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국제 학술지 ‘척추고생물학회지’(Journal of Vertebrate Paleontology) 최신호(9일자)에 발표했다.
흔히 ‘아즈다르키드’(Azhdarchid)로 불리는 이런 대형 익룡의 화석은 발굴 사례가 많지 않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종이 단일 뼈밖에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1972년 이후 앨버타주 공룡주립공원의 캄파니아 후기 지층에서 나오기 시작한 이 익룡 화석 역시 처음에는 그 형태가 가장 큰 익룡으로 알려진 케찰코아틀루스(Quetzalcoatlus)와 비슷해 같은 종으로 분류됐었다.
하지만 그 후로 어린 개체의 화석 일부와 성체의 완전한 형태로 남은 목뼈 등을 자세히 조사하는 과정에서 신종으로 밝혀진 것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화석이 발굴된 앨버타주의 오늘날 혹독한 기후 환경에 영감을 얻어 신종 익룡에 ‘크리오드라콘 보레아스’(Cryodrakon boreas)라는 학명을 붙였다. 이는 ‘북쪽의 아이스 드래건’(Frozen Dragon of the North)이라는 뜻이다. 참고로 백악기 당시 해당 지역의 기후는 적당히 따뜻했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이같은 학명 탓에 유명 미국 드라마 ‘왕좌의 게임’ 팬들은 스토리 속에 잠시 소개된 전설 속 아이스 드래건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신종 익룡의 모습은 드라마 속 드래건과는 꽤 다르다.
연구진이 쉽게 ‘크리오드라콘’이라고 줄여 부르는 신종 익룡은 다른 아즈다르키드와 마찬가지로 비교적 가느다란 머리가 달린 목이 몸통보다 3.5배 정도 길어 꽤 어색한 체형을 갖고 있다. 날개 폭은 약 10m, 머리 끝까지 높이는 약 4m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야말로 작은 비행기 만큼 컸던 것이다.
또한 크리오드라콘은 케찰코아틀루스보다 무거웠는데 그 몸무게는 250㎏에 달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이는 신종 익룡이 하늘을 날려면 근육이 더 발달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즉 크리오드라콘은 근육질의 체형 덕분에 위험을 더 잘 피하고 먹이를 사냥하는 데도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연구에 공동저자로 참여한 미국 고생물학자인 마이클 하비브 서던캘리포니아대 조교수는 “이런 익룡은 수많은 영화 속 괴수들에게 영감을 줬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은 오늘날 조류처럼 당시 동물들이 기후 변화에 어떻게 대응했는지 단서를 얻어 당시 생태계와 멸종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