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살배기 첫째와 8개월 된 둘째 등 어린 두 딸을 기르고 있는 빅토리아 란자는 남자친구와 함께 아이들을 위한 돼지저금통을 마련했다. 그녀는 “아이들 생일이나 명절 등 특별한 날에 선물 대신 돼지저금통에 저금을 하곤 했다”고 밝혔다.
아기들에게 예쁜 옷 한 벌 사입히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나중에 성인이 된 딸들에게 새 차를 사주기 위해, 또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빅토리아는 꼬박꼬박 저금했다.
지난달 말, 핼러윈데이 때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명절 때처럼 어김없이 돼지저금통을 찾은 그녀는 그러나 가벼워진 저금통의 무게에 놀라고 말았다. 빅토리아는 “돼지저금통이 텅 비어 있었다. 온몸이 떨리고 너무 속상했다”고 당혹감을 드러냈다.
경찰은 누군가 이들 가정의 돼지저금통을 털었으며, 피해액은 3000달러(약 350만 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황당한 것은 도둑이 돈 몇 푼을 남기고 갔다는 사실이다.
현지언론은 돼지저금통에 100달러짜리 지폐 2장과 찢어진 20달러짜리 지폐 2장이 남아 있었는데, 모두 ‘생일 축하해’ 등 아이들을 위한 특별한 메시지가 쓰여 있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조경사업을 하고 있는 빅토리아 가정의 특성상 집에 인부들이 자주 드나든다면서, 일꾼들을 상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빅토리아는 “어린 딸들의 돼지저금통을 누가 털었는지 정말 모르겠다”면서 “모두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