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페트병에 머리가 꽉 끼어 목숨을 잃을뻔한 여우가 무사히 구출됐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17일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일(현지시간) 잉글랜드 버밍엄의 골목길을 지나던 일가족은 2ℓ짜리 플라스틱 생수병에 끼인 채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는 여우를 발견하고는 곧장 영국 왕립동물학대방지협회(RSPCA)에 신고했다.
현장에 도착한 동물구조 전문가들은 여우의 목이 좁은 페트병 입구에 꽉 끼어있는 것을 확인했다. 여우는 움직이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워 보였으며, 제때 구조하지 않을 경우 스트레스와 호흡 곤란 등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전문가들은 스트레스를 받아 긴장한 상태인 여우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간 뒤 여우의 몸을 잡고 페트병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여우의 머리를 페트병에서 완전히 빼내는 데까지 무려 2시간이 소요됐다.
현장에 출동했던 RSPCA의 한 관계자는 “여우의 머리가 2ℓ 페트병에 얼마나 오랫동안 끼어 있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누군가 발견하고 신고하지 않았다면 산소부족 또는 먹이를 먹지 못해 결국 죽었을 것”이라면서 “어쩌면 그 전에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지나가는 자동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을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어 “무사히 구조된 여우는 다행히 큰 상처를 입지는 않았지만,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였다”면서 “상처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야생으로 돌려보냈다”고 덧붙였다.
동물보호단체는 인간이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사고를 당하는 동물이 매년 수 백 마리에 이른다며,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고 올바르게 쓰레기를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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