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북부 항구도시인 겐트의 오래된 대성당 지하에서 발견된 ‘유골 담벼락’은 무너지지 않도록 줄을 맞춰 쌓아 올려진 모습이며, 전체적으로 둥근 형태를 띠고 있다.
현지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담벼락에 쓰인 유골들은 대부분 성인의 것으로 추정되며, 허벅지와 정강이뼈가 주를 이룬다. 두개골은 구조물의 중간에 비규칙적으로 포함돼 있다.
‘유골 담벼락’이 발견된 현재의 대성당이 지어진 시점은 약 500년 전이며, 유골로 담벼락이 만들어진 시점은 최소 200년 전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이 유골들이 대성당 주위에 있던 묘지에서 한꺼번에 옮겨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역사적 기록에 따르면 과거 이 성당은 새로운 무덤을 만들기 위해 공간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기존에 있던 무덤을 파헤쳤다. 무덤에서 나온 유골들을 마구 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이것을 다시 교회의 벽을 쌓는 재료로 활용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해당 발굴 연구를 진행 중인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유골로 만든 담벼락)은 어디서도 볼 수 없었다. 벨기에에서는 유일한 유적 형태”라면서 “아마도 유골을 아무렇게나 버릴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러한 구조물을 만들었을 것이다. 신앙을 가진 사람들은 부활을 믿었고, 이 과정에서 뼈는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여겨졌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비슷한 형태의 무덤 또는 담벼락이 발견돼 이후 관광지로 활용되기도 했지만, 벨기에의 ‘유골 담벼락’은 철거될 예정으로 알려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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