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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도 아닌데 피난가는 콜롬비아 농민들…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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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남미 콜롬비아에서 피난행렬이 끊이지 않고 있다.

콜롬비아 북서부 안티오키아주의 이투안고에서 최소한 309가구, 주민 820명이 도심으로 피난했다고 현지 언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우리시오 미라 시장은 "무장한 괴한들이 농촌주민들에게 곧 전쟁이 있을 것이라는 경고를 했다고 한다"며 "신변안전에 위험을 느낀 주민들이 제대로 짐도 챙기지 못한 채 도심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시는 피난민들을 위해 부랴부랴 임시수용시설을 마련했지만 인원을 다 수용하지 못해 난감해하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투안고에서 주민들이 무더기로 피난길에 오른 건 올해 들어 이번이 벌써 11번째다. 모두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들의 경고에 이어 벌어진 일이었다.

미라 시장은 "마약재배와 관련해 패권을 놓고 경쟁하고 있는 카르텔이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티오키아에선 ‘골포클란’이라는 무장 마약카르텔과 한때 콜롬비아를 내전으로 몰아넣은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의 잔존 세력이 치열한 패권 다툼을 하고 있다. 마약범죄에 최적이라는 지정학적 특징 때문에 안티오키아를 장악하기 위해 조직의 사활을 건 전쟁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안티오키아는 카리브와 태평양으로 연결돼 있어 콜롬비아에서 미국과 유럽으로 마약을 밀매하는 데 최고의 입지를 갖고 있다.

불법으로 마약을 재배하는 면적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안티오키아는 콜롬비아의 5대 불법 마약생산지 중 하나다. 불법 마약재배 면적은 최소한 1만3402헥타르에 이른다.

중무장한 각 지역의 마약카르텔은 국립자연공원까지 침투, 마약을 재배하고 있다.

콜롬비아 정부는 최근 "국립자연공원에 대한 마약카르텔의 공격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군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카를로스 올메스 트루히요 국방장관은 "범죄자들이 국립자연공원에 둥지를 트려하고 있다"며 "군의 경계를 강화, 공원들을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마약카르텔은 국립자연공원에 불을 지른 후 마약을 재배한다. 콜롬비아 정부는 불법으로 마약이 재배되고 있는 면적 중 최소한 5%가 국립자연공원 내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사진=라에페에메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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