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최근 미전역에서는 거리를 활보하는 쥐 떼가 여러 차례 목격됐다. 현지 설치류 전문가 바비 코리건은 “도심의 식당과 술집이 문을 닫으면서 그 근에서 수십 년에 걸쳐 살아가던 쥐들도 먹이를 구하기 힘들어졌다”면서 “한적해진 거리는 쥐의 생존을 위협한다”고 설명했다.
쓰레기가 넘쳐나는 도심에서 어렵지 않게 먹이를 구했던 쥐들이 코로나19로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주린 배를 붙잡고 이동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국의 한 해충전문가 역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호텔과 학교, 술집, 식당 등 도시 전체가 텅텅 비면 쥐 출몰이 잦아질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간 사람을 피해 도시의 외진 곳에서 살아가던 쥐가 먹이를 찾아 대범하게 거리로 나오거나, 사람들이 사는 집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한 달간 워싱턴D.C에서는 집에 쥐가 들어왔다는 민원 접수가 500건 이상 빗발쳤다.
설치류 전문가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쥐들도 먹이를 찾아 이동하며 전쟁을 치른다. 새로운 식량원을 찾아 이동한 쥐들은 기존의 쥐 무리와 싸움을 벌이며, 이 중 강한 무리가 일대 지역을 정복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서식지를 빼앗긴 쥐들은 새끼 등 다른 쥐를 잡아먹는 행동을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금이 쥐 개체 수를 줄일 기회일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해충전문가들은 굶주린 쥐일수록 미끼를 놓아둔 덫에 걸려들 확률이 높기 때문에, 지금이야말로 쥐를 박멸할 수 있는 절호의 타이밍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주 정부는 대책 마련에 돌입했다.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해충위원회 담당자는 “곳곳에 미끼를 설치한 상태다. 배고픈 쥐들이 미끼를 물기만을 기다릴 뿐”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전에도 이미 길고양이를 활용한 공격적인 퇴치 작업을 벌인 바 있는 워싱턴 D.C 역시 해충 방제팀 재가동에 들어갔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