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현지언론은 사우스햄튼 출신의 빌 타트날(90)과 부인 메리(81)가 같은 날 불과 5시간 차이로 숨졌다고 보도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63년 전 결혼한 부부는 각각 굴뚝 청소부와 양봉일을 하며 고단하지만 행복한 삶을 꾸려왔다. 은퇴 후에도 서로를 의지하며 노년을 삶을 이어가던 부부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은 지난달 말이었다. 부인 메리가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진 것. 이후 부인 메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안타까운 진단 사실을 알고 남편은 고개를 떨궜다. 설상가상 며칠 후 지병으로 뇌졸중을 앓아오던 남편 빌 역시 같은 병원으로 후송됐고 역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세상을 떠나는 안타까운 시간은 지난 26일 부활절에 찾아왔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부인 메리가 먼저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이 소식을 전해들은 남편 빌은 산소마스크를 쓰는 것을 거부하고 5시간 뒤 평생 사랑해왔던 부인의 뒤를 따랐다.
부부의 큰 딸인 로즈마리(62)는 "엄마가 세상을 떠났다는 말을 들었을 때 아빠는 산소마스크 벗으려 했고 분명하게 거부 의사를 드러냈다"면서 "이후 아빠는 마치 잠든 것처럼 평안한 모습으로 세상을 떠났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아빠는 엄마없는 세상에서의 삶을 원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달 중순에도 미국 위스콘신 주에 살았던 노부부가 코로나19로 인해 함께 세상을 떠났다. 무려 73년을 해로한 윌포드 케플러(94)와 아내 메리(92)로 이들은 지난 18일 불과 6시간 차로 각각 세상을 떠났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