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채널9 뉴스의 보도에 의하면 이 아찔한 사고는 지난 1일 (이하 현지시간) 오전 7시경 멜버른 서부 선샤인 웨스트의 웨스턴 링 로드에서 발생했다.
바커스 마쉬에 사는 40대 승용차 여성 운전자는 도로 운전 중 커피를 마시기 위해 맥도널드 진입로로 들어가려고 준비하고 있었다. 그 순간 뒤에서 덤프트럭이 덮쳤고, 덤프트럭은 승용차가 앞에 끼어있는지 조차 모르고 승용차를 매단 채 도로를 그대로 질주했다. 트럭 앞에 끼인 승용차 운전자는 미친 듯이 경적을 울리고 헤드라이트를 깜박거렸다.
이 장면은 당시 도로를 주행하던 다른 운전자들의 카메라에 생생하게 포착되었다. 지나가던 운전자들이 트럭 운전자에게 경적을 울리며 승용차가 있음을 알렸으나 트럭 운전자는 전혀 인식을 못 하고 승용차를 매단 채 거의 750m를 달리다가 마침내 멈춰섰다.
승용차 운전자는 다행히 아무런 상처를 입지 않았지만 정신적으로는 큰 충격을 받았다. 그녀는 "죽지 않은 것은 큰 행운"이라며 "나 스스로 여기서 이렇게 죽지 않을 거야, 내 생의 마지막을 트럭 범퍼를 보며 죽고 싶지는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사고 경위를 조사했으나 범죄 혐의를 두지는 않고 두 운전자 사이에 보험 정보를 교환하는 선에서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사고가 당시 내린 큰비의 영향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고는 같은 멜버른에서 냉장 트럭이 도로에서 과속운전을 단속하던 경찰관 4명을 덮쳐 현장에서 경찰관 전원이 순직하는 사건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발생해 더욱 많은 사람을 놀라게 하고 있다.
당시 경찰관 4명은 시속 140㎞로 달리던 포르쉐 차량 운전자의 마약 검사를 하고 있었으며, 냉장 트럭이 정차해 있던 경찰차 2대와 포르쉐 차량을 미처 보지 못하고 충돌하면서 경찰관 4명이 현장에서 순직했다.
과속 운전을 하던 포르쉐 운전자는 사고 당시 길가에서 소변을 보다가 사고를 면했으나 사고를 당한 경찰관들을 돕지 않고 사고 사진만 찍고 도주한 후 SNS에 사고 장면 사진을 올려 비난이 쏟아졌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