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P 등 해외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인도 현지시간으로 지난 2일 인도 북서부 히마찰프라데시주에 있는 외진 마을에서 눈표범으로 보이는 동물이 가축을 잡아먹고 있다는 신고를 받은 당국은 현장에 출동해 동물을 ‘검거’했다.
확인 결과 해당 지역에서 잡힌 동물은 멸종위기종인 눈표범이 확실했다. 설표로도 불리는 식육목 고양잇과의 눈표범은 험준한 산악지대에 주로 서식하며, 단독생활을 하고 야행성인 탓에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현장에 출동한 야생동물 담당 공무원들은 아직 성체가 되지 않은 이 눈표범이 나흘 넘게 마을 주변을 맴돌며 양과 염소 등의 가축 43마리를 잡아먹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문제는 눈표범이 생포된 뒤 인도 당국이 이를 수 백㎞ 떨어진 동물원으로 보내겠다고 밝혔다는 사실이다. 인도 당국은 “이미 사람과 접촉한 ‘전력’이 있는 맹수이자 야생동물인 만큼, 다시 설원으로 돌려보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해당 지역에 서식하는 눈표범의 개체 수는 44마리 정도, 중앙아시아 일대에 서식하는 개체 수는 4000마리 정도에 불과한 만큼 멸종이 임박한 위기 동물인데, 이를 야생으로 돌려보내지 않고 동물원으로 보내겠다는 결정이 공개되자 비난이 쏟아졌다.
인도의 한 자연동물보호단체 측은 AFP와 한 인터뷰에서 “포장도 돼 있지 않은 도로를 덜컹거리며 350㎞나 달려 좁은 우리 안에 갇히는 것이 이 동물에게 얼마나 스트레스가 심한 일인지 담당자들이 알지 못하고 있다”면서 “왜 이 눈표범이 히말라야 야생이 아닌 동물원에서 남은 일평생을 보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야생동물 전문가들은 히말라야의 험준한 고지대에 서식하던 눈표범이 지구온난화 등으로 먹잇감이 줄어들자 사냥을 위해 점차 낮은 지대로 내려오는 경향이 있으며, 이 과정에서 불법 사냥꾼들의 사냥감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눈표범은 호랑이와 유전적으로 가장 가까운 동물이며, 200만 년 전에 갈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털가죽을 얻기 위해 남획한 결과 현재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