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과 선박, 자동제어 기기의 부품과 소모품 등을 취급하는 영국 글로벌 기업 RS 컴포넌트가 미국 위성 추적 사이트인 스페이스트랙(Space-Track.org)으로부터 제공받은 우주 쓰레기 관련 자료를 분석했다.
공식 명칭이 ‘궤도 잔해’(Orbital Debris)인 우주 쓰레기는 우주 공간 특히 지구 궤도를 따라 떠돌아다니는, 수명이 다한 인공위성이나 인공위성의 잔해를 이른다. 세계 각국이 우주 개발에 뛰어들면서 지구 궤도까지 나가는 위성이나 로켓이 많아지는 만큼, 우주 쓰레기도 필연적으로 증가한다.
RS 컴포넌트는 수 년 전부터 스페이스트랙의 자료를 바탕으로, 각국에서 만들어낸 우주 쓰레기의 양을 추적해왔다. 그 결과 2020년 1월 기준, 러시아의 인공위성과 로켓 등에서 떨어져 나온 우주 쓰레기의 양은 1만 4403개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수치는 궤도를 떠돌고 있는 것과 이미 부패한 잔해들을 합친 것이며, 러시아는 2년 전에 비해 약 3.5배 많은 쓰레기를 생산해 내 ‘가장 많은 우주 쓰레기를 만든 국가’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미국이 8734개로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2년 전인 2018년 당시 4037개였으나 2년 만에 2배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들어낸 것으로 확인됐다.
뒤이어 중국의 우주 쓰레기는 4688개, 프랑스는 994개, 인도는 517개, 기타 국가가 538개로 확인됐으며, 이탈리아와 독일, 영국 등의 국가는 우주 쓰레기를 거의 생산해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지구 저궤도를 떠도는 우주 쓰레기의 수는 약 3만 개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우주 쓰레기가 우주공간에서 활동하는 인공위성에게 매우 치명적인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체로 우주 궤도를 도는 우주 쓰레기 파편들은 속도가 시속 2만 8000㎞(약 초속 8㎞)에 달하기 때문이다. 모래알 크기의 파편이라 할지라도 시속 160㎞로 날아가는 볼링공과 맞먹는 운동 에너지를 갖는다.
예컨대 2018년 당시 중국 우주정거장 ‘톈궁 1호’가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진 뒤 남태평양 한가운데 떨어졌는데, 당시 톈궁 1호 추락 범위에 있던 우리나라는 추락 시점이 가까워지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본은 오는 19일 첫 번째 우주 전문부대인 ‘우주작전대’를 발족하고, 우주 쓰레기로부터 일본 인공위성을 지키는 감시 임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현지 언론은 “지구 주변에는 운용을 마친 인공위성과 로켓 파편이 많아 가동 중인 인공위성과 충돌할 위험이 있다”고 전했다.
이밖에도 유럽우주국(ESA)는 2025년 우주 쓰레기를 제거하는 ‘청소부 위성’ 발사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