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메러디스 맥키는 코로나19에 감염됐다. 그녀는 “아주 명백하고 분명한 증상이었다.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마른기침을 자주 했다”고 설명했다. 자택에서 홀로 감염병과의 사투를 벌인 그녀는 우여곡절 끝에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항체검사에서 항체 보유자로 분류된 후, 회복성 플라즈마 치료제(혈장치료제) 개발을 위해 혈장도 두 차례 기부했다. 그녀는 “내가 기부한 혈장으로 최대 8명을 도울 수 있다고 했다. 지옥을 겪어낸 대가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주 그녀는 코로나19 재확진 판정을 받고 병원에 입원했다. 이번에는 고혈압과 두통 증세가 나타났다. 맥키는 “쓰러질 것 같았다. 너무 당황스러웠다”면서 “아무도 없는 병실에 홀로 있다”고 눈물을 글썽였다.
완치 후 재확진자가 발생하자 그 전파력에 대한 우려가 불거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밴더빌트대학메디컬센터 감염병전문가 윌리엄 샤프너 박사는 “재확진이 전염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완치 후 얼마간 바이러스의 잔재가 남아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운트시나이아이칸의과대학 아니아 바인베르크 박사도 “죽은 바이러스”라고 단정했다.
재확진, 재양성과 관련해 우리나라 방역당국도 비슷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지난달 18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재양성자 및 접촉자에 대해 적극적인 검사, 역학조사 등을 시행한 결과 감염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은경 본부장은 “코로나19에서 완치된 뒤 다시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 감염 위험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면서 재확진, 재양성이라는 표현 대신 ‘격리해제 후 PCR 재검출’이라는 용어를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유전자 증폭검사(PCR)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재검출됐더라도 다른 사람을 감염시킬 위험은 없다는 게 우리 방역당국의 결론이다.
코로나19 환자의 주치의 모임인 중앙임상위원회도 재양성 사례는 죽은 바이러스 유전물질이 완치자 세포 속에 남아있다가 검사 과정에서 증폭된 것으로, 일종의 ‘검사 오류’라고 설명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