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항저우(杭州) 젠더신안강(建德新安江) 제일유치원이 올해 졸업생 30여 명을 대상으로 배포한 졸업앨범 중 ‘굿바이 청춘’(再见青春)이라는 문구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이와 관련, 해당 유치원의 학부모 장 모 씨(40)는 “올해 6세의 내 딸이 며칠 전에 이 유치원을 졸업했다”면서 “몇 주 전 유치원 교사로부터 260위안(약 4만5000원)을 지불하면 졸업앨범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돈을 입금했는데 이런 문구가 들어간 앨범을 제작할 줄을 상상도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장 씨는 “현재 논란이 된 문구에 대해 다수의 학부모들이 아이들의 미래에 더 이상 청춘이 없을 것이라는 불길한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이게 겨우 아동기에 접어들 아이들에게 청춘이 없다는 뜻의 문구는 끔찍하다. 이 같은 학부모들의 원성과 불편한 심리에 대해 유치원 측은 마땅히 배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논란이 된 유치원 측은 비용을 대리 수령했을 뿐 해당 문구 삽입 및 제작은 전적으로 졸업 앨범 제작업체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이다.
제일 유치원 소속 모 교사는 “매년 유치원 앨범을 제작하는 스튜디오를 통해 제품을 제작해오고 있다”면서 “담당 교사들은 이번 일에서 학부모들로부터 제작 비용 260위안을 받아서 명단을 작성한 뒤 제작 업체에 전달한 것 외에는 어떠한 이윤도 남기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유치원 측을 설명에도 불구하고 졸업생 학부모들은 sns 대화창을 개설, 공동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들 학부모들의 요구 사항은 새 앨범 제작 또는 환불 등으로 알려졌다.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지자 제일유치원 원장은 “나도 자식이 있는 학부모의 한 사람으로 이번 사건에 대해 충분히 공감한다”면서 “졸업생을 담당했던 교사들이 앨범 제작 업체를 방문했을 시 해당 문구를 상세하게 확인하지 못한 잘못을 인정한다. 문제가 된 스튜디오 업체와 협상하여 학부모들의 요구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굿바이 청춘’이라는 문구를 삽입한 졸업앨범 제작 업체 측도 사과의 뜻을 밝혔다.
A스튜디오 점장 한 씨는 “이번 일과 관련해 당사에서 실수가 있었던 것을 인정한다”면서 “새 앨범 제작을 원하는 학부모들을 위해서 유치원 측과 졸업생 학부모 측 등과 긴밀하게 상의해서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빨리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