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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피플+] 새벽 4시 일어나 쓰레기 수거하던 청년, 하버드 로스쿨 합격

작성 2020.07.09 14:35 ㅣ 수정 2020.07.09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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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한 스테이턴(좌측)과 그의 형.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한 회사의 쓰레기 수거일을 했던 청년이 명문 하버드 대학 로스쿨에 입학해 감동을 주고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현지언론은 올해 가을 하버드대 로스쿨 입학이 예정된 메릴랜드 주 보위에 사는 레한 스테이턴(24)의 인간승리를 전했다.  

흑인 청년인 레한의 20여 년 삶은 어려움과 고난 그 자체였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레한은 어린시절 어머니가 자신과 형을 버리고 떠나면서 양육과 생계는 오롯이 아버지가 맡아야했다. 이때부터 그의 부친은 하루에 2~3개의 일을 하면서 그와 형을 어렵고 힘들게 키웠다. 레한은 "때때로 집에 전기가 끊길 정도로 생활이 매우 어려웠다"면서 "아빠가 내 머리맡에 먹을 것을 놔두기 위해 정말 하루 종일 일했다"고 회고했다.

이렇게 힘든 경제적 상황에서 성장했지만 레한은 항상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여전히 빈곤은 발목을 잡았고 교사들의 권고로 레한은 스포츠로 눈을 돌려 복서가 되기 위한 훈련을 시작했다. 레한의 고난은 여기서도 끝나지 않았다. 심각한 어깨부상으로 프로복서가 되고자 했던 꿈까지 날아간 것. 또한 스포츠 특례로 가려던 대학들도 모두 입학을 불허하면서 그야말로 그는 인생의 좌절 속으로 내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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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으로 하버드 로스쿨 합격을 확인하고 기뻐하는 모습
이후 고등학교 졸업 후 돈을 벌어야하는 레한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힘들고 위험한 쓰레기 수거일이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자신이 하찮은 일이라 여겼던 이곳에서 그는 인생의 전기를 맞았다. 레한은 "대부분 전과자였던 동료들이 나에게 큰 힘이 되었다"면서 "특히 사장 아들의 추천 덕에 보위 주립대학의 교수를 소개받았다"고 털어놨다.


이렇게 레한은 교수의 도움으로 지난 2014년 보위 주립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으나 대신 같은 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이던 형이 돈을 벌기위해 중퇴했다. 그로부터 2년 후 레한은 메릴랜드 대학에 편입했으며 2018년 4.0의 우수한 학점으로 졸업했다. 이후 정치컨설팅 회사에서 일하며 LSAT(미국 법학 대학원 입학시험)를 준비한 레한은 올해 하버드는 물론 컬럼비아, 펜실베이니아 등 유명 로스쿨에 모두 합격했다.

레한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내 인생을 돌이켜보면 최악의 상황을 최대한 잘 헤쳐나왔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특히 쓰레기 수거일을 했던 그 시간이 내 평생 가장 많은 지원을 받았다고 느꼈을 때"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나처럼 힘든 시기를 겪고있는 어린 학생들에게 대학 입학 상담과 과외를 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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