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각각 3살과 10살 어린 아이들이 화마에 갇힌 순간, 현장을 지나던 시민이 용감하게 두 아이를 구출해 영웅으로 칭송받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의 22일 보도에 따르면 현지시간으로 지난 21일 프랑스 동남부 그러노블의 한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아파트에 거주하던 3살, 10살 어린 아이들은 부모가 밖에서 문을 잠근 채 외출한 탓에 불이 난 사실을 알고도 대피하지 못했다.
아이들이 약 12m 높이의 3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공포에 떨고 있을 때, 아이들을 구하기 위해 나선 사람은 당시 우연히 현장을 지나던 25세 학생 아토마니 왈리드였다.
왈리드는 화재 현장 인근에 서 있다가 치솟는 불길 사이에 구조되지 못한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두 아이는 3층 베란다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었고, 주위는 연기와 안개, 화재로 인한 독성물질로 가득 차 있었다.
그는 “두 아이 중 큰아이가 ‘문이 잠겨서 밖으로 나갈 수 없어요!’라고 소리치는 것을 들었다. 아이들은 울고 있었고 나는 곧바로 아이들을 구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이 남성은 이웃들과 함께 베란다 아래쪽에 서서 아이들을 받기 위한 자세를 취했고, 이를 본 10살 아이가 동생을 먼저 창밖으로 던져 대피시켰다. 동생을 구한 뒤 자신도 뛰어내려야 하는 두렵고 다급한 상황, 베란다 아래에 서 있던 왈리드와 주민들은 아이를 안심시키는 동시에 안전하게 뛰어내릴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
결국 왈리드와 주변 이웃들은 기적적으로 두 아이를 모두 받아내는데 성공했고,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두 아이는 약간의 화상을 입긴 했지만 크게 다친 곳이 없었고, 두 아이를 받아낸 왈리드는 오른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길을 지나던 행인이 겁에 질린 두 아이를 무사히 구조하는 영상이 공개되자, 현지에서는 이 남성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는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다. 한편 경찰은 당시 아이들의 부모가 왜 외부에서 문을 잠근 채 외출했는지와 화재 발생의 원인을 찾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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