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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바닥서 공부하는 美 초등생들…사진 한 장이 알려준 불편한 진실

작성 2020.09.02 13:51 ㅣ 수정 2020.09.02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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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바닥에 앉아 공부하는 두명의 초등생들
지난달 말 미국 캘리포니아 주 살리나스의 한 매장 앞에서 촬영돼 소셜미디어에 공유된 사진 한 장이 던진 후폭풍이 거세다. 인근 초등학생 소녀 2명이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하기 위해 타코벨 매장 밖 길바닥에 앉아 노트북을 펴고 공부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곧 코로나 팬데믹으로 비대면 수업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집에서는 인터넷 접속을 할 수 없는 가난한 아이들이 길바닥에 나앉은 셈이다.

지난 1일(현지시간) USA투데이 등 현지언론은 이들 소녀들을 돕기위해 인터넷에 개설된 모금사이트 ‘고펀드미’(GoFundMe)에 벌써 13만 달러(약 1억5000만원)가 넘는 돈이 모였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이트를 개설한 살리나스 주민 재키 로페즈는 "직접 찾아가 알아본 결과 사진 속 소녀들은 이주 노동자인 싱글맘의 아이들"이라면서 "평소 그녀는 딸기농장에서 일하며 거리에서 꽃이나 아이스크림 등을 팔며 생계를 꾸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그녀는 세 딸과 월세방에서 살고있는데 곧 쫓겨날 상황"이라면서 "이 가정에 당장 필요한 것이 인터넷이나 학용품이 아니라 집이라는 것을 알게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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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소녀를 포함한 이주 노동자 가정의 모습
이렇게 소녀들은 주위의 따뜻한 도움으로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사진 한 장이 미국 사회에 던진 여파는 여전하다. 세계 최강국이자 IT 산업을 선도하는 미국이지만 '디지털 격차'라는 숨겨진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났기 때문이다.


케빈 드 레온 전 캘리포니아 주 상원의장은 "사진이 촬영된 곳은 캘리포니아로 실리콘밸리의 고향이지만 디지털 격차는 깊다"면서 "라틴계의 40%는 인터넷 접속을 아예 하지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결과적으로 지역 내 저소득층, 이주 노동자 등의 자녀들이 집에서 쉽게 인터넷에 접속하기 힘들 정도로 디지털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이 사진 한 장이 알려주는 셈이다.

CNN은 "미국 내 1500~1600만 명의 K-12(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의 교육기간) 공립학교 학생들이 인터넷 연결이 어려운 가정에서 살고있다"면서 "두 어린 학생들의 사진은 미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기본적인 불평등을 상기시킨다"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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