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검은 잔해 속 ‘야옹’…美 산불에 피해입은 새끼고양이 잇단 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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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과 오리건,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 3개주를 뒤덮은 산불이 맹렬한 기세로 세력을 키운 가운데, 화재 피해를 입은 동물이 잇따라 구조됐다. 캘리포니아주 지역신문 레코드 서치라이트는 10일(현지시간) ‘노스 복합 파이어’ 현장에서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전했다./사진=레코드 서치라이트 캡쳐

워싱턴과 오리건, 캘리포니아 등 미국 서부 3개주를 뒤덮은 산불이 맹렬한 기세로 세력을 키운 가운데, 화재 피해를 입은 동물이 잇따라 구조됐다. 캘리포니아주 지역신문 레코드 서치라이트는 10일(현지시간) ‘노스 복합 파이어’ 현장에서 새끼 고양이 한 마리가 극적으로 구조됐다고 전했다.

이날 화재 현장에 파견된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소방국은 잿더미 속에서 흘러나오는 가냘픈 울음소리에 주목했다. 소방국장 다니엘 트레비조는 “큰 불길을 잡고 잔불을 정리하는데, 오로빌 호수 근처에서 낑낑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고양이 울음소리 같았다”고 말했다.

아니나 다를까. 검은 잔해 속에 작은 고양이 한 마리가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소방국장은 고양이를 얼른 들어 진압복 주머니 속에 넣어 보호소로 옮겼다. 고양이는 불길에 발을 데어 적절한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이다. 소방국장은 “고양이에게 ‘파이어캣’(산불고양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앞으로 잘 살아나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 11일 오리건주 화재 현장에서도 산불 여파로 다친 새끼 고양이들이 구조돼 보호소로 옮겨졌다./사진=SOVSC

▲ 사진=AP 연합뉴스

▲ 사진=AP 연합뉴스

▲ 사진=AP 연합뉴스

11일 오리건주 화재 현장에서도 산불 여파로 다친 새끼 고양이들이 구조돼 보호소로 옮겨졌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남부오리건수의학전문센터(SOVSC)는 오리건주 메드퍼드시의 한 캠핑장에서 구조된 새끼 고양이 두 마리를 치료했다. 고양이들은 태어난 지 겨우 8주밖에 되지 않은 새끼들로 얼굴과 발에 화상을 입었다. 까만 고양이 ‘벨’은 불길에 얼굴을 데어 털도 듬성듬성한 모습이다.

SOVSC 수의사 로리 애플게이트는 “센터 근처로도 불길이 번져 임시 거처로 동물들을 옮긴 상태다. 이번 화재로 인한 동물 피해가 심각하다”면서 “화재로 인한 연기에 동물들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센터는 현재 산불 현장에서 구조된 고양이 수십 마리를 보호 중이다.

▲ 사진=뷰트카운티보안관사무소

▲ 사진=뷰트카운티보안관사무소

같은 날 ‘베어 파이어‘(Bear Fire) 명명된 산불 여파로 폐허가 된 베리크리크 지역에서는 잿더미 속에서 홀로 살아남은 강아지 한 마리가 극적으로 구조됐다. 뷰트카운티보안관사무소는 이날 화재 구역 수색 도중 예상치 못한 생존견을 찾아 보호소로 옮겼다고 밝혔다.

맨몸으로 대피하느라 미처 챙기지 못한 가축 피해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노스밸리애니멀구조대는 베리 크리크 일대에서 축사에 방치된 말과 당나귀, 돼지, 오리, 닭 등 가축 여러 마리를 구조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반려동물과 가축 외에 여우나 곰 등 야생동물 피해도 속속 보고되고 있다.

▲ 사진=EPA 연합뉴스

▲ 사진=LA타임스 캡쳐

뷰트카운티동물통제센터 관계자는 11일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8년간 이 일을 하며 여러 차례의 산불을 겪었지만, 이렇게 위압적인 화재는 처음”이라면서 “모든 것이 파괴되는 것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허탈해했다.

미국 전국합동화재센터(NIFC)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크고 작은 산불로 12일 기준 워싱턴과 오리건, 캘리포니아 3개주 1만9125㎢가 잿더미가 됐다. 우리나라 국토 면적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번 산불로 현재까지 최소 35명이 사망했으며, 수십 명이 실종됐다. 정확한 집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으나 현지에서는 인명 피해 못지않게 동물 피해도 심각하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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